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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7 19: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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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아버지의 눈썹이 희끗해지고
소년은 청년이 그리고 남자가 되었다.
소년 아버지의 눈썹이 희끗해진거야 아무래도 좋지만
눈가의 주름은 조금 서글프다. 그래 그리고 내 눈 옆의 녹도 서글프다.
욕심같아서야, 소년의 아들에게도 내가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단단했고 영원히 그럴 것이였다. 새벽바람이 녹난곳을 자꾸 긁어 쓰라려도
옆집 트랙터가 논두렁에 처박혀 이제 돌아오지 않을 그놈의 주인들을 기다리다
먼저가네 말 한마디 마치고는 말없이 녹이 슬어 이제 고무파킹이 훤히 드러났어도
욕심같아서야 나는 저지경 저 꼴 안보고 남자가 된 소년의 아들에게 까지도 내가 달리는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고 싶었다
차고 넘친 욕심이 몸 속의 기름과 같이 울컥울컥 쏟아져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