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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02: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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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전화를 했다
간만에 어머니와 이야기도 하고 잘 살고있으니 걱정말라고 했다
어머니는 나에게 니가 학창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고생하는거라고 했다 맞는말이기도하고 반박할 여지도 없었지만
어머니가 그런말을 할줄이야
아버지는 내 번호를 차단한지 오래다 힘들때 200만원을 빌린적이 있는데 집에서도 힘든데 빨리 안갚는다는 이유였다
내가 하는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못믿는다고 했다
나는 그렇다고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일을 열심히 했지만 실제로 돈구경 한번 해본적 없다
쓸 시간도 없다 통장잔고는 넘쳐나는데 그거 내맘대로
써본적이 없다 크레신 이어폰이 너무나 사고싶었던 날
나는 일하느라 며칠동안 집에 못들어갔다
크레신 이어폰사러 못간게 너무 서러워서 남들몰래 울었다
인터넷주문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하지만서도 나는 크레신이어폰
사러가면서 밥도 사먹고 싶었고 영화도 보고싶었던거다
하소연할데가 없어서 혼자 돼지국밥에 소주라도 마시고싶은데
그럴시간조차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서 또 울었다
나는 왜 돈을 버는걸까 가족들을 먹여살리는 것 이외에
다른것을 하면 나는 방탕한 인간이 되는걸까
와이프는 내가 이따금 집에 들어오는 날 내가 먹고싶은 것
다 먹으라며 이야기하지만 어쩔때는 그조차도 죄책감이
들때가 많다 와이프도 많이 고생하는데...
와이프는 내가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밖에서 고생하는 내 생각에
밥도 안먹는다 내가 며칠 들어오지 않으면 회사밥도 조금만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나는 그것도 슬프다 왜 돈벌어서
우리둘다 쓰지도 못하는지.
슬플이유가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