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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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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공부를 좀 하던게 있는데, 돈은 없어서 고시촌 쪽방을 전전하며 살때가 있었음. 돈이 다 떨어지고 라면 쪼개먹고, 꽁초 줏으러 다니며 살다가, 뭐라도 해야 겠다 싶어서 청소용역알바(지역구돌며 쓰레기 수거해서 5톤 트럭에 싣는 것) 나간 적이 있음. 첫날 야참으로 준 라면도 몇 젓가락하고 말 정도로 힘들게 개고생하고 정강이뼈 다 까지고 손 베이고 아침에 일끝나서 집으로 털레털레 오는데 집가는 길에 곰탕집이 열었더란 말씀? 당시 2000년대 후반, 혹은 2010년 정도?임에도 한그릇에 만원정도 하던곳이라 (당시 고시촌 월식 식권이 한장 2500원정도)부담돼서 안갔는데 그 날은 그걸 꼭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끝나고 사무실에서 샤워는 했지만, 왠지 쭈뼛쭈뼛 해서 들어가니, 종업원분이신지, 사장님이신지, 흠칫 하며 보시기를 잠깐, 이내 자리로 안내하셔서 곰탕한그릇 시켜서 먹는 데, 와, 진짜 와 몸을 녹인다? 내 영혼을 치유한다? 그 느낌이 한숟갈씩 목구명으로 넘어갈때 마다 드는데 뭐 먹으면서 그렇게나 위로 받은 느낌이 없었던 것 같음. 맑은 곰탕, 너무 좋은 음식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