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나도 집과 직장만이 유일한 행선지이던 아버지를 미워한 적이 있다. 거창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는 아니더라도 우리 남매의 손을 이끌고 의자마저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에 탕수육을 사주시면서 함박 웃음을 지으시던 나의 아버지. 궤도를 따라가는 아버지의 인생에 그 허름한 중국집 조차 커다란 일탈이셨을까? 적적한 나의 일상 두 아이의 손을 이끌고 집을 나서는 나의 발걸음에 아버지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고래는 바다가 퍽 마음에 든다. 내(래)키는대로 입을 쩌억 벌려 먹이를 먹고 같은 공간을 찾기 힘든 바다 속을 여기저기 누비며 은 빛 별이 그리울 땐 양껏 바다 밖을 구경할 수 있어서. 마음에 쏙 들던 바다를 떠나버린 그 못된 고래는 음... 이제 그 고래는 바다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