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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1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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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6일 코로나 시대의 뉴스입니다.
한국인들이 선물한 검은 봉지가 인도네시아 한센인들을 아사 위기에서 구했다는 소식(한국일보 14일자 17면)이 알려지면서 후속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팍팍한 현실에서 선한 영향력이 ‘행복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호물품에 포함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주목을 받았다. 4일부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서쪽 탕에랑(탕거랑)의 한센인 집단촌 시타날라 마을 1,458가구에 집집마다 전달된 검은 봉지엔 쌀 5㎏, 인도미(현지 라면) 20개, 마스크 4장, 손 소독제 100㎖ 1통 외에 불닭볶음면 4개가 들어 있었다. 이에 일각에선 하필 “한국인도 먹기 힘든 매운 음식을 왜 줬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현지 식습관과 상황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빚어진 오해다. 불닭볶음면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래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한국 라면이다. 16일 인도네시아 대표 편의점인 인도마렛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점유율은 10.3%로, 현지 라면인 인도미 등에 이어 전체 3위다
불닭볶음면이 인도네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지만 개당 가격은 2,000원으로 현지 라면인 인도미(300원)보다 7배 가까이 비싸다. 한센인 등 가난한 사람들이 무턱대고 사먹을 수 있는 라면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한센인과 빈민들은 이번에 한국인들이 선물한 검은 봉지 안에 불닭볶음면이 들어있는 걸 발견하고 기뻐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