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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0 20: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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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혁명의 성공은 거스를수 없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때문이지, 철저한 계획과 통제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민주혁명은 잠재해있던 민중의 분노가 우발적인 계기로 걷잡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통제되지 않은 폭력과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비일비재합니다.
프랑스 대혁명은 그 자체가 약탈과 방화였습니다.
분노한 빈민들이 도시로 몰려가 상가와 교회, 부르주아들의 가택에 난입해 약탈하고 방화하는 일들이 무수히 벌어졌습니다.
지식인들에 의해 정당성이 부여되고 재정립되면서 프랑스 혁명의 역사적 의미가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지만, 단편적인 실상들만 비춘다면 폭동이라고 불러도 손색 없는 면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미국 독립전쟁의 계기가 된 보스턴 차사건은 애초에 민중이 주도한 것조차 아니죠. 영국의 개정된 관세법은 미국 일반 식민지인들에겐 오히려 이익이 되는 정책이었지난,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던 밀수업자들이 여기에 반발해 일으킨 사건입니다. 이에 더해 영국의 개입이 강해지는 걸 반대하던 자치론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미-영 갈등이 심화되고 독립전쟁으로까지 번진 것입니다. 애초에 보스턴 차사건 이전의 미국인들은 독립의 필요성에 대해서 느끼지도 않았고, 자치권을 주장하던 전쟁 도중에 독립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서,
분명 저런 소요사태는 미국 민주주의의 미성숙을 보여주는 한 단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바탕에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민중의 분노가 드러나는 사건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