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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2 06: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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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관련 전공자입니다.
글이 너무 치우쳐져있다는 인상이 있네요.
일단 몇가지 부분 비판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피임약 복용률은 자기보고(self-report)로 조사된 것일텐데 한국의 복용률은 과소보고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성의 흡연률 조사할때도 같은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죠. 디테일한 이유까지는 굳이 길게 말 안해도 이해하시겠죠?
두번째, 단기적인 부작용(위에서 언급된것들) 말고도 장기적으로 여성 관련 암에 대한 위험도 증가에 대한 논문이 있기때문에 단적으로 몸에 안나쁘다고 하는건 어폐가 있을 듯 합니다.
암 종류에 따라 어떤 암은 위험도가 낮아지고, 어떤 암은 증가하는 결과도 있는데 위험도가 높아지는 암은 더 빈번하게 발병하는 암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본지 좀 돼서 무슨암이었는진 기억이 안나네요.)
특히 3세대 피임약은 2세대보다 오히려 혈전 관련 부작용이 더 높기때문에 이부분에서 위험합니다. 관련 내용이 여기 잘 나와있네요. http://m.blog.naver.com/muinjidae/130182003676
여기서도 짚은 내용이지만 3,4세대는 임상 데이터가 아직 쌓이지도 않아서 위험성이 없다고 절대 얘기할수 없어요. 모르는거죠 아직. 데이터도 안쌓였는데 어떻게 안전하다고 말하실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따라서 결코 콘돔은 피임약과 동일선상으로 취급될 수 없습니다. 애시당초 물리적으로 아무 부작용없이 막을수 있는 방법과 사람의 호르몬을 건드리는 약이 동급으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콘돔은 부가적으로 성병 예방의 기능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선진국이나 성 관련 정책을 펼칠때는 콘돔이 주가 되지 피임약이 절대 주가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자가 피임 측면에서 왜 피임약을 먹느냐 혹은 먹어야 하느냐 하면
그것은 단지 장기적인 리스크를 포기하는 대신 단기적이고 확실한 리스크인 임신을 회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절대 안전해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성에게 임신이 큰 리스크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요. (낳기로 하든 낙태하든)
부가적으로, 여성이 피임약 복용을 공공연하게나 애인에게 드러내기엔 우리나라 성교육이 아직 너무나 부실하고 잘 되어있지 않습니다. 아직 피임약 복용 사실을 밝히면 질내사정의 의사를 강력히 요구하거나, 콘돔을 끼기 싫다는 이유로 피임약 복용을 강요하는 케이스가 너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임약 복용을 강권하는 것은 반대급부로 콘돔 착용률을 떨어트릴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교육을 둘다 병행되어야 한다 or 콘돔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가 진행되어야지, 그 전에 피임약 복용을 권유하는 것은 성교육을 잘 받지못한 여성에게도 잘못된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이 될까봐 우려스럽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피임약을 '호르몬 문제를 겪지 않는 정상 호르몬 상태인 여성'에겐 절대 권유하지 않을겁니다. 콘돔도 피임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잘못된 착용이나 사용법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크기때문에 저는 차라리 콘돔의 올바른 착용과 사용방법을 우선적으로 홍보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