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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5 09: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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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세상의 중심에 있는 나라'라는 의미로 쓴 걸 겁니다. 훈민정음 언해라는 공문서의 성격상 보통의 경우처럼 '천자(황제)의 나라'로 표기하기는 애매하죠. '황제가 있는걸 뻔히 알지만, 우린 독립적인 언어를 만듦!' 이라는 외교적으로 애매한 도발성 해석이 될 수도 있고, 당시 중국엔 명이라는 하나의 통일국 외에 수많은 다른 변방 소수민족들이 있었는데 그들도 문자로는 한자를 사용하였죠. 굳이 중국(듕귁)이라고 표기를 하면 '우리는 명나라 뿐만 아니라 아예 중원대륙쪽이랑 말이 너무 달라영...ㅠ 글고 무식한 백성들은 한자 쥐뿔도 모름ㅇㅇ' 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명'이나 '천자의 나라' 대신 '듕귁'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대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애매한 해석싸움을 절묘하게 비껴가기 위한, 세종의 탁월한 단어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