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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6 21: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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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운명이란 단어가 약간 꺼림칙하기 때문에 (마치 Determinism의 정해진 운명이란 해석이 가능해서요) 그냥 한 사람이 "일생동안 사는 길/행동" 이라는 해석 하에 얘기를 진행하겠습니다.
자아라는 단어 또한 제가 살짝 생소해서 더 자세한 정의를 부탁드리고 싶네요. 위에 동물의 예를 드셨는데, 동물들 중 코끼리나 돌고래는 거울속 자신을 알아본다고 하니, 그것을 자아로 치는 건가요? 즉 self 의 개념이 있다는 말인데요. 아니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과거를 회상하며, 자기 성찰을 하는 자아를 말씀하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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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 입장 (이는 믿의 "인간의 본능? 본성?" 글에 단 댓글과 같은 맥락입니다)
일단 제 입장은 사람이 사는 방식은 유전+환경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입니다. 여기서 유전은 제한된 가능성을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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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식물로의 예 (제 입장 설명)
먼저 자아를 배제하고 쉽게 식물로 부터 예를 들겠습니다. 나무의 씨앗이 있습니다. 이 씨앗은 씨앗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엄청난 갼략 입니다만) 씨았으로의, 그리고 새싹을 통한 나무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이 씨앗이 유전자(genotype) 입니다. 이미 씨앗인 이상, 이 씨앗이 새가 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반복하지만, 유전자는 제한된 가능성을 이야기 합니다.
환경은 이 유전자의 가능성을 발현(phenotype) 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씨앗의 예에서는 대기, 토양, 햇살, 수분 및, 기후와 해충, 인간과의 근접도등 씨앗 이외의 거의 모든것이 직/간접적으로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씨앗 그 자체만으로는 가능성으로 끝나지만. 환경이 가능성을 현실로 발현 시킨다는 것 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명확히 해 둘것은, 환경이 비록 가능성을 발현시키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고 하지만, 환경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가능성을 골라서 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환경이 바닷속 소금물 뿐이라면 씨앗은 나무로서의 가능성을 발현하기 보다는, 해저생물체의 먹잇감으로 발현되게 됩니다. 하지만, 충분한 토양과 수분, 그리고 햇살이 있고, 광합성 작용을 지원하는 대기가 있다면 그 씨앗은 나무로서의 가능성을 발현해 나갈 것입니다. 허나, 나무로서의 가능성이 발현되면서 부터는, 점점 환경의 역할이 무뎌나가기 시작합니다. 새싹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었떤 산들바람이, 조금이라도 나무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 더 이상 큰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비록 햇빛의 방향과 바람의 강약, 방향이 나무의 가지가 어느 방향으로 남는가에 영향을 줄지 언정, 나무는 토양과 수분등을 기반으로 갖추어진 나무로서의 발현을 위하여, 모든 방향으로의 가지를 뻗으려 할 것입니다. 즉, 환경은 가능성의 발현의 전제조건이지만, 또한 절대적으로 가능성을 통제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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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물로의 예 (댓글에서 개의 생각)
씨앗의 예로 유전+환경 으로 발현되는 개인의 가능성을 얘기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식물 외의, 동물과 인간은 어떨까요?
일단 포괄적으로 볼때, 본능이나 자아 또한 유전적 가능성이 발현된 것이라고 봅니다. 즉 본능과 자아 또한 가능성이 발현된 것이라는 것이죠.
개가 위험에 빠진 주인을 도우려는 것은 본능이라고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생존본능 이라고 하면 자기 보호(self-preservation), 식욕, 성욕-번식으로서의 유전자 분포, 즉 자기 영위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본능의 발전단계가 집단구성 (생존전략) 집단의 보호 (공동체 보호로서 자신을 보호) 등입니다.
이쯤에서 인간과 동물의 범위를 구분짓게 됩니다. 개가 "이 사람이 나한테 밥을 주니까 살려야지 내가 먹고 산다" 라고 느낄리가 없습니다. 지극히 인간적인 해석입니다. 동물의 경우 고위의 이성적 사고나 판단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즉 개가 주인을 구함은 생명을 근본적 선으로 인식하고, 이를 막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는건 쉽게 납득하실 겁니다.
일단 동물은 본능에 충실하다 (즉 자유의지가 없다)는 보수적 입장으로 말하자면, 개가 주인을 지킴은 그러고 싶어서 입니다. 먹고살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없이, 본능적으로 그러는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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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외부의 무언가 모를 힘? (원문에서)
문장 자체가, 뭔지 모른다는 표현으로는 쓸게 없군요. 외부의 영향이라면 환경에 포함시켜 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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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해명
굉장히 방대한 질문을 해주셨군요. 철학 외에도 사회학이나 심리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만한 질문인데요.
댓글에 추가로 동물의 자아나 본능에 대한 질문까지 추가하셨군요.
일단 "자아"를 "유전과 환경속에 나타는 발현현상"으로 정의함으로서 글쓴이님의 1번 옵션을 지워버린 꼴이 되어버렸네요.
맹모삼천지교 관련 댓글또한 세부적이지 못해서 불편합니다만, 맹자의 입장에서 맹모는 환경에 포함되게 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유전을 3번째 옵션으로 친다고 하셨는데, "맹자의 어머니의 '운명,자아'가 맹자의 운명을 가른것이니.." 라고 하신건 제가 해석하면 "맹모의 삶이 맹자의 삶을 가른것이니, 이런 경우는 유전에 속할 수 있을까요? 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약간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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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신적 여유가 없어 부족한 댓글 달은것 너그러이 봐주시고, 글쓴님의 의문에 조금이나마 새로움 시점을 더했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