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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4 13: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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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형적인 결혼문화가 어디서 비롯되었느냐에 대한 얘기는 백날 천날 얘기해도 결론이 안납니다. 백인백색이라고 이런 현상에 대한 의견은 전혀 좁힐 수가 없어요.
그냥 사실만 열거하고 여러분 생각은 어떤지 직접 물어봐야 합니다. 이대로 괜찮은지? 이 기형적인 결혼문화를 바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1. 결혼하는 시기가 늦는가? 사실
- 이어질 질문과 같은 맥락인데, 많은 결혼 비용이 요구되기에 자연스럽게 결혼시기가 늦춰지죠
2. 결혼비용이 많이 드는가? 사실
-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한 걱정과 부담으로 인해 20~30년 전부터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게 사회적인 분위기죠.
3. 남자의 부담이 더 많은가? 사실
- 결혼 비용을 남자가 더 부담하는건 사실이죠.
4. 결혼 후 여성의 희생이 더 많은가? 사실
- 결혼 이후 여성이 더 희생하는건 명확하죠. 육아든 집안일이든.
그렇다면 이러한 결과를 발생시킨 원인이 뭔지는 각자가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본문의 방송인?은
1. 떨어진 남성의 권위
2. 평범한 삶에 대한 기피
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네요. 자신이 본 방송에서 노동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을 봤는데, 실제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비율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하고 있으니 노동문화 때문에 결혼이 늦춰진건 아니라는 거죠. 노동문화가 주요한 원인이라면 OECD국가 중 대한민국의 여성경제활동인구 비율이 가장 높아야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저러한 분석이 틀렸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겠죠.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은 아닌거 같네요.
저는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결혼 문화가 기성세대와 현세대의 결핍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봅니다.
1. 기성세대는 자신이 희생한 세월과 자아에 대해 얘기하고
2. 현세대는 자신이 잃게될 세월과 자아에 대해 얘기하는 거죠.
즉, 기성세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나처럼 희생만 하고 살지말고, 잘 준비해서 여유있게 살아라'라고 얘기한 덕분에 현세대는 보다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기성세대들에게 들었던 충고대로 앞으로의 삶을 열심히 준비해 나갑니다. 직장을 얻고 집을 구하게 되죠. 하지만 모두가 같은 것을 원하게 되니 경쟁이 치열하고 비용이 높게 발생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열심히 하는데 너는?' 이라는 생각을 누구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자들은 결혼비용을 준비하면서 고통받고 여자들은 결혼 희생할 삶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누군가 어떤 명백한 잘못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기성세대들의 교육이 잘못되었다? 아니죠. 당연히 해야할 말을 했을 뿐이죠. 자신이 겪었던 실패사례를 후대에 전하는게 잘못되었다는건 말이 안되죠. 여자들이 잘못되었다? 아니죠. 두려움이라는 공포는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가장 원초적인 공포 중에 하나입니다. 저걸 극복하면 득도해서 열반하고 부처가되어서 영생을 누리게 됩니다(불가능 하다는 말입니다). 그럼 남자가 잘못되었다? 아니죠. 결혼 후에는 또는 추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을 다시 희생하는 겁니다. 여성분들과 마찬가지로요. 그렇다면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전반적인 비용을 줄이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죠. 그것은 누군가의 노력으로 해결되는게 아니라 사회 전체 구성원의 암묵적인 합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보통 이런 합의는 큰 사회적인 문제 앞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이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각종 문제가 연이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욕심투성이인 인간이 자신의 손에 쥔 것을 놓고 새로운 것을 잡아야 하는데, 손에 쥐고 있던것을 놓을 때는 손이 떨어질 만큼 아프거나 다시 쥐게될 무언가가 쥐고 있던것보다 훨~~씬 값어치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죠. 근데 손에 쥔 것(부동산, 사회적 지위 등)을 놓고 다시 쥐게 될 것이란게 기껏해야 타인의 행복(결혼, 자녀 등)이라니요? 인간이 자연스럽게 그것을 행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팔이 떨어지도록 아플 때까지 기다리면 해결될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