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7
2017-03-14 21:23:20
9
지금은 없어진 전경이지만
입대 직후 일어난 일들을 기억해보면
1.입대후 6주 : 102보충대 -> 7사단에서 6주간 신병훈련, 몸무게가 60kg => 53kg로 감소, 훈련 성적은 좋았으나 본이 앞의 동기가 경찰에 아는 사람이 있어 전경으로 같이 발령남(한 명만 발령나면 이상하기에 그 놈 앞뒤로 3명이 발령, 전경 발령이 실제로 약 50명 정도였으나 우리 3명은 동떨어진 군번으로 따로 착출된 경우임)
2. 7주~8주 : 경찰학교에서 훈련(육군 신병훈련과 비교하면 거의 노는 수준)
3. 9주 ~10주 : 자대배치 후 신병훈련
- 이 동안 구타횟수 5회/1일, 14일*5회=70회, 회당 구타시간은 수초~수분
-씻을 때 물을 쓰지 못하게 함. 16명 되는 동기가 옷을 벗고 모여 있으면 바가지로 물을 뿌리고, 비누칠 하고, 다시 물을 2~3회 뿌림, 씻는 행위 끝 => 이때 피부 곰팡이라는 병이 있다는걸 알게됨.
-훈련 당시 여름이었는데 반팔, 반바지만 입히고 밖에서 1시간 정도 세워둠, 모기 물림, 따가워서 반사적으로 움찔거리면 구타 => 첫 100일 휴가 때 집에 왔을때 다리에 모기물린 자국을 보고 어머니 우심, 모기물린 흔적을 100개까지 세아리시다 펑펑 우심.
-화장실 갈때 1열로 줄서서 가게 되는데, 복도를 지나갈때 고참과 눈이 마주치면 구타, 화장실 데려가던 사람은 다 때릴 때 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데려감, 화장실 가는 길이 늦어졌다고 다시 맞음.
-혹시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왔을 때, 고참이 전달사항을 말하고 있었다면 구타. 이유는 없음. 전달사항을 물어본 뒤 대답을 못하면 다시 구타(당연히 대답못함, 화장실 간다고 못들었으니까). 아무튼 구타.
-훈련 받다가 발 찍는 소리가 작으면 구타. => 이때 무릎이 나감. 제대후 약 5년간은 비올 때,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에서 순간적으로 힘이 빠져서 넘어지기도 함
4. 자대배치 후 일경(육군 일병) 말호봉 까지 있었던 일
-구타가혹행위가 셀 수 없이 많지만 기억에 남는 건,
-밥은 5분 이내에 먹어야한다는 내부룰이 있지만 실제로는 3분 내로 먹어야함. 배식조라는 상경(육군 상병) 1~3호봉의 사람들이 배식장을 뛰어다니며 시간을 확인하고 늦은 애들은 배식장 뒷뜰로 데려간뒤 구타. 그래서 젓갈류의 음식은 씹을 시간이 없어서 국마실 때 알약처럼 삼켜야함. => 실제로 늦게 먹다 뒷뜰에 가서 구타당함. 같은 내무반 고참(대략 키 180cm, 몸무게 100kg)에게 명치를 수차례 맞고 가슴에 지름 15~20cm 가량의 피멍이 듦. 제대 이후 약 5년 동안 가슴을 펴면 우두둑 거리는 소리가 남.
-고참이 시간을 물어 볼때, "관등성명, 몇 시 몇 분 이상입니다"로 대답해야 하는데 본인이 "관등성명, 몇 시 몇 분 입니다"로 대답.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버스에 불려감. 대략 3시간 동안 구타와 욕설을 들음. 머리를 박기를 시킨 뒤, 뒤통수를 발로 밟거나, 뒷짐을 지게하고 복부를 걷어차는 행위, 기타 주먹으로 가슴, 배, 허벅지 등을 때리는 구타행위를 당함.
-씻지못해 피부곰팡이 발병, 얼굴까지 피부병이 올라가 강제로 병원행.
-자신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내무반 고참이 반복적으로 구타.
-내무반 최고참이 신병을 돌아가며 강제 성추행, 성기를 만지거나 혹은 자기껄 만지게 하는 등의 행위, 거부시 지옥과 같은 구타.
5. 상경(육군 상병)부터 수경(육군 병장) 3호봉 정도까지 일
-구타를 해야할 상황(물론 말같지 않은 이유)에 구타를 하지 않으면 본인이 맞음. 예를 들면 1명을 때려야할 상황에 말로만 타이르거나 혹은 폭행의 정도가 약하면 고참들에게 불려가 3~4배 정도의 구타를 당함, 실제로 자신들이 구타하는 행위를 견학(?) 시키며 가르침. 최대한 액션이 크면서 덜아프게 때리는 방법을 연구하는 시기였으며, 반대로 잘못 맞으면 기절이나 내부 장기가 파열되는 부위에 대해 경험적으로 익히게 됨.
-육체적 고통도 고통이지만 사람을 때려야 한다는 정신적인 고통도 같이 오는 시기.
6. 수경 4호 이후
-통제할 수 있는 가혹행위, 구타는 모두 훈련이나 잔소리로 대체하게 함. 하지만 내무반에서 한발자국만 벗어나거나 내 눈에서 안보이는 곳은 어쩔 수 없음.
군대 가는건 당연한게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가는겁니다. 남자들이 창피해서 말 못하고 자존심 때문에 말 못하는 일들도 있다는걸 알아야해요. 군대는 쉬러 가는게 아니라 전혀 다른 세상에서 무슨일을 겪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2년 동안 살게 되는겁니다. 그냥 가둬만 놔도 괴로울텐데 재수없으면 미치인놈을 고참으로 만날지도 모르는 거에요.
대부분의 여성분들이 본문의 여성과는 다르다는 걸 알지만 계속해서 이런 얘기를 접하게 되면 어느새 짜증과 분노가 머릿속을 채우게 되네요.
이런거 그만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