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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9 20: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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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패션과의 대화
홍 패션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범인이 누군지 모르지만, 저도 제 사업이 있고 빨리 좀 끝내죠. "
" 아, 네. 그럼… "
" 먼저 여쭤볼건, 이틀 전 김 장인씨와 대화입니다만… "
" 아, 그거요? 그 영감탱이 갑자기 사무실로 와선 말이야, 행패란 행팬 다부리고… "
" 그런데 김 장인씨랑 모르는 사이가 맞으신가요? "
내 질문에 홍 패션의 얼굴이 구겨진다. 뭔 질문을 하는거야, 라고 눈빛으로 핍박하는 것 같다.
" 김 장인씨 집에서 사진을 발견했는데요, 3년 전에 찍은 사진이더군요. "
내 말에 홍 패션은 비웃는다.
" …… 3년 전에 제가 김 장인 아래에서 일했습니다. 조수로 말이죠. "
조수로써 일했다는 홍 패션은 계속 말을 이었다.
" 3년 동안 조수로 일했는데, 정당한 댓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정말 최악이었어요. "
" 막노동을 하셨다는 이야기입니까? "
" 비슷했죠. 돈도 제대로 안줬고. "
금전적으로…?
" 그러고보니, 3년 전 쯤 이 브랜드를 세우셨던 걸로 아는데… "
" 예, 맞습니다. 더러워서 김 장인 아래에서 나오고 곧장 브랜드 세웠습니다. "
" …… 정당한 댓가는 받지 못했다고 하셨는데요? "
" 아~ 그거요? 운 좋게 때가 왔죠. "
" 때요? "
홍 패션은 과거 일이 생각난 듯 웃음을 짓는다.
" 서 사장이라고, 운 좋게 연이 닿았습니다. 브랜드 하나 내줄테니 옷 만들어서 팔자고. "
서 사장?
" 서 사장이라면, 예전에 김 장인씨 옆에 가게를 내려고 했던… "
" 어? 예, 맞아요. 잘 알고계시네요. 김 장인 그 사람, 고집만 쌨어요. 브랜드 신발은 안쓰겠다나 뭐라나. "
" 그래서 그 기회를 잡았다? "
" 네, 맞아요. 곧장 브랜드 개업하고, 장사는 진짜 잘됐죠.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
" 요즘엔 장사가 안되시죠? "
내 말에 살짝 화가난 홍 패션이 나를 째려보았다.
" 거래내역을 봤는데, 작년과 비교했을 때 거래량이 절반 수준이던데요? "
" 요즘 불황이지 않습니까. 앞날을 위해 재고 정리 한것 뿐이죠. "
" 그뿐만이 아니라, 제작원가도 많이 떨어져있던데요? "
" 저기요, 조수님. 요즘 불황이라니까요. 그래서 중국 공장에서도 노동력이 좀 싸졌어요. 이제 됬습니까? "
화가난 듯한 홍 패션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에 말에 잠시 수긍하며 말을 이었다.
" 김 장인씨는 왜 홍 패션씨를 찾아왔습니까? 비서씨 말로는 내가 널 그리 안가르켰다, 라고 하던데요? "
" …… 비서 갠 왜 또 쓸데없는 말을 하냐…… 하~ 솔직히 말해서요, 제가 그사람 제자였잖습니까? "
" 예. "
" 그래서 디자인 몇 개 좀 훔쳐썼습니다. "
김 장인은 장 친구의 옷 수선을 맡았다.
빈 브랜드의 옷을 보자마자, 무언갈 알고 뛰쳐나갔던걸까?
3년이나 장사가 잘됬던 빈 브랜드를 단 한번도 그가 마주친적이 없었다?
" 조수님, 전 이제 말 다했습니다. "
" 한가지더, 확인하고 싶은데요… 옷 재질이 좀 특이한 것 같은데? "
" 특이하다구요? 하, 조수님이 정장을 안 입어서 그래요. "
" 김 장인씨 집에 있던 김 장인씨 맞춤 정장이랑, 홍 패션씨 사무실에 있던 정장……"
" 저기요, 다른 브랜드가 같은 재료로 같은 옷을 만드는 줄 압니까? 패션에 상식이 있어야 대화가 되지. "
홍 패션을 불쾌한듯 바닥에 침을 뱉는다.
홍 패션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듯, 몸을 돌렸다.
나 또한 더 이상 그에게 물어볼 게 없기에 자리를 옮겼다.
이제 어딜가지?
1. 홍 패션 브랜드 회사 내부를 좀 더 조사해본다.
2. 다른 곳을 좀 더 조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