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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9 16: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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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옥탑과 대화
하 옥탑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피곤한 듯, 쥐 죽은듯 자고 있던 하 옥탑은 내 손길이 닿자 놀라 깨어났다.
" 피곤하신가보네요 "
" 아…… "
하 옥탑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듯, 그저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 하 옥탑씨, 어제 새벽 2시쯤에 잤다고 하던데… 그거 진짜 새벽 2시 맞습니까? "
" 네, 네… 잤습니다. "
" 그런데 공부하다 잔거 아니구요? 방안에 시계도 없던데 "
" 새벽 2시쯤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
하 옥탑은 아직 정신이 멀쩡하지 않았다.
" 그러고보니, 월세도 밀리시고, 장학금도 못타고…… "
" 예? "
" 혹시 돈 문제로 김 장인씨와 싸운 적이 있습니까? "
내 말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하 옥탑이 말을 이었다.
" 전, 아저씨랑 싸운 적 없어요. "
" 월세 6개월 미납이면, 꽤 큰 돈이었을텐데. 알바도 제대로 못하던것 같던데요? "
난 하 옥탑에게 마이너스 정산 종이를 건넸다.
" 알바는 처음하는거라, 실수가 많았던 것 뿐입니다. 피곤하기도 했고… "
" 어찌됬든, 6개월이나 밀린 상태면 집주인인 김 장인이 성을 내셨을텐데요? "
" 아뇨, 아저씬 이해심이 많으셨던 분이시라 다 용서해주셨어요. "
백만원이 이미 훨씬 넘은 6개월 월세금액을 이해해줬다?
" 제가 이번학기 장학금 받으면 그 금액으로 갚기로 했습니다. 아저씨도 알겠다고 했구요. "
" 그 대화 문자에 있습니까? "
" 아뇨, 그건 직접 만나서 대화한거라 없는데요… "
" 그럼 입증해줄 사람은요? "
" 예? 그런 건 없는데…… "
하 옥탑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글쩍였다.
"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새벽 2시쯤에 잠들었다고 하는데, 그게 정말 정확한 시간 맞습니까? "
" 아……… "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자, 하 옥탑은 말이 없다.
" 그게…… "
" ……. "
내 눈치를 살피던 하 옥탑이 입을 열었다.
" 알바 끝나고 돌아와서, 공부를 하다가 잠들었긴 했어요…… "
" 그리고요? "
" 정말 정신없게 자고 있는데, 갑자기 아래에서 소리 들려서… "
" 소리요? "
소리라는 말에 박 아내의 말이 떠올랐다.
큰 소리에 놀라 머리를 다친 박 아내…
" 네, 그…… 철로된 몽둥이? 그런걸로 내려치는 그런 소리였어요. "
쇠파이프 같은걸 말하는건가?
문뜩 사건현장에 있던 옷대가 떠올랐다.
" 나중엔 너무 신경 쓰여서 밖으로 나갔거든요. 그거 아래에서 나던 소리더라구요. "
" 1층인가요? "
" 그건 모르겠어요. 그냥 소리가 나길래 나갔는데, 바로 잠잠해 지던데요… "
" 또 다른건 없었나요? "
" …… 아! 계단에서 누가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어요. "
" 내려가는? "
" 네, 구두굽 소리였는데…"
구두굽이라면, 박 아내 인가?
" 그 다음 아래에서는 다른 소리 없었습니까? "
" 없었어요. 그냥 좀 찜찜하긴 했지만, 잘 모르겠고. 그대로 들어가서 공부하다 잤습니다. "
" 그때 시간은 알고 있습니까? "
" 아뇨… 시계 보려고 핸드폰을 키니까 바데리가 나가 있더라구요… "
" 핸드폰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이거 비번이 뭐죠? "
" ……0501입니다. "
하 옥탑과 더 나눌 대화가 있던가?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1. 하 옥탑과 더 대화한다. > 주 제 입 력
2. 핸드폰을 확인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