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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01: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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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민주 항쟁 직후,
시민들이 쟁취한 직접 선거의 기회를
야권 분열로 날려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지요.
그 이후에도 군부독재, 친일독재를 날려 버릴 수 있는 수많았던 기회를 번번히 날려버리는 경험이 있습니다.
87 민주 항쟁 중에도 NL, PD로 나뉘어 싸우는 꼬라지를 보며 통탄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렵게 노무현 대통령이,
그야말로 어느 누구에도 빚이 없는 상황으로 민주정권을 쟁취해 드디어 과거의 악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 여겼을때
가장 극렬하게 흔들었던 세력은 오히려 진보 세력.
양김의 감정싸움으로 정권을 고스란히 바쳐버렸던 뼈아픈 기억들....
이번에야말로,
어설픈 여권 대선 주자를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또다시 갈라져버린 야권....
이것이 우리나라의 수준이고 한계인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 제발, 진보 세력끼리는 싸우지 말고, 협력해가는
또는 협력하게 만드는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할것입니다.
오래전, 부산이라는 도시가 진보진영의 도시였던 시절...
당시 선거구는 중선거구 제도였습니다.
독재 정권이 의회에서 다수당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 선거구에서 두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다수당에는 비례대표를 더해줘서
항상 여권은 국회에서 과반수를 넘게 선거구가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부산에서는 당연히 민주당이 대부분 뽑히지만, 민자당도 2번째로 선거구당 한명씩 뽑히게 설계되어 있었지요.
이때, 가족들이 나눠서 표를 2개의 야당으로 나눠주는 전략을 취해
총 6-7개의 선거구 중, 3개 선거구에서는 민자당의 당선자가 없게 만들었던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있었지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제발, 현재 정치 현실에 대해서 통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을 지에 대한 현명한 판단.
집단 지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꼬라지 보니 답답해서 난 선거 안하겠다.
난 그냥 뽑히지는 않겠지만, 딴 데 투표하겠다....
민주주의 체계에선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결국 그런 선택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최소한 선거권이 있는 성인은.
속상하다고 해서. 그런 상황이라고 해서
길바닥에 앉아서 엉엉 울면서, "싫어, 안해..." 그러고 있을 상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