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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0 13: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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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써야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바로 대체하는 것이 사회 통념상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일본어를 대체하기 위해 영어로 가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말하자면 일본어를 써야 학문을 제대로 배운다고 주장하는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영어를 도입해야 했던 겁니다. 영미와 유럽에서 들어온 현대 의학은 영어로 배우는게 일본어보다는 낫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어려우니까요. 일종의 소극적인 친일파 청산 작업입니다.
이제 한국 의사들이 쓰는 전문용어가 다 영어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일반인에게 한국어로 설명할 수밖에 없어요. 다이어리어 라고 말해봐야 전달이 되지 않으니 '설사'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100년 전쯤에는 의사가 말하는 '게리'가 무슨 말인지 모르면 병원에서 분명 무시를 당했을 겁니다.
아주 오래 걸렸지만 의학은 성공했어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아직 일본어를 계속 쓰고 있는 쪽으로 가장 심한 곳은 건설 현장이고 그 다음으로는 패션, 언론 출판, 제조업 현장 등에도 일부 있습니다. 이쪽은 일본 잔재를 아직 청산을 못 한 겁니다. 일본어 모르면 작업을 못 하고, 배관공 중에는 '육가'가 일본어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걸요. 일반인도 자동차 정비 받으러 가면 '데후리데나' '쇼바' 이딴 단어 듣는 이유가 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