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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15: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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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뒤 가물가물하지만 병원과 같은 장소가 띄엄띄엄 기억이 난다. 분명한건 내 곁에는 항상 ○코가 있었다.
눈을 뜰 때마다 ○코에게 「교과서만 돌려줘, 부탁해」라고 헛소리 같이 말하고 있었고, ○코는「돌려줄테니까! 깨끗한 새 것으로 준비해두었어!」라고 말해왔다.
그로부터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몇 년이 지나고 나서 나와 ○코는 자매가 되었습니다.
집단 괴롭힘을 하는 아이였던 ○코이므로 무서웠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는 나에게 굉장히 상냥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내 친부모님의 일은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이불에서 잘 수 있고, 매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생활이 기뻤고, 무엇인가 실패해도 고함치거나 맞거나 하지 않는 생활에 기뻤던 나에게 과거의 생활은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얼마전 ○코의 결혼식에서, 「당신 덕분에 길을 잘 못 들지 않았어. 고마워. 그 때는 정말로 미안해.」라고 사과받고, 말 하지 않아도 될 과거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나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주어 통곡해 버렸습니다.
찬반양론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코 가족은 나의 은인입니다.
내 부모님 (양부모)은 나와 친부모를 어떻게 떼어 놓을 수 있었는지는 가르쳐주지 않았고, 단지「이제 됐으니까.」라고 밖에 말씀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도 알지 못합니다.
등의 상처는 낫지 않았지만, 지금의 생활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걸로 만족할게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