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8
2019-08-30 02:51:41
2/34
저는 일단 의도대로만 흘러간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 하나하나 따져봅시다.
일단 취지는 좋습니다. 자원재활용을 통해서 의미없이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자. 그 첫걸음으로 마트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며 그 누구도 가치를 두지않고 그냥 쓰고 버리는 비닐팩 마구 쓰지 말고 확실하게 담아야 하는 상품만 담아서 가져 갈 수 있도록 하자.
의도는 좋은데 그걸 일단 1차포장된 상품 제외, 그리고 벌크상품은 물기가 있거나 흙등이 묻어있어 오염의 가능성이 있는 상품(감자나 당근등의 농산품이 주) 외엔 사용이 금지됨. 과일종류는 대부분 다 사용이 금지되는 것임.
근데 솔직히 이건 좋은 방법임. 일회용 비닐팩 정말 대수롭지 않게 쓰는 사람들 엄청 많잖아요. 주부들은 물건사면서 일부러 나중에 쓰려고 더 뜯어가는 사람들 많구요.
마트에서 비닐팩을 안파니까 내가 따로 사서 비닐을 들고 온다? 이런 경우는 진짜 거의 없습니다. 장바구니도 안들고 오는데 비닐봉투를 챙겨올리가요. 그런 분들은 장바구니 가져오면서 검은 비닐봉투같은걸 같이 챙겨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빈박스는 어떻냐, 매장입장에선 당연히 없는게 좋습니다. 폐지요? 계약된 처리자가 있거나 밖에 내놓으면 동네 폐지수거하는 분들이 가져가죠. 꼭 고객이 가져가서 내놓아야 가져가는게 아닙니다. 어차피 가져갈 사람은 가져갑니다. 다만 뭐 따지면 계약자가 대량으로 가져가느냐 동네 개인들이 가져가느냐의 문제는 있습니다.
박스사용이 줄어들면 대체품 사용이 늘어나죠. 보통 에코백종류를 팔거나 손잡이가 달려있는 종량제겸용봉투를 팝니다.
종량제봉투가격은 지자체마다 다르며 보통 20L기준 400원 중후반대입니다. 장바구니는 보통 500원~1000원에 팔지요.
이 또한 의도는 좋습니다. 비닐봉투 줄이자는 이야기랑 일맥상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물건은 몇만원씩 사면서 정작 500원이 아까워서 안사려는 사람들은 별로 공감하지않습니다.
그리고 폐지처리에 대한 부분은 솔직히 따지고보면 마트안에서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이 고객들에 의해 지역 곳곳으로 퍼져나가는거죠. 물론 사용 후 잘 처리해서 버릴겁니다. 근데 그게 100%는 아닐겁니다.
결국 의도는 좋은데 욕을 먹는 이유는 점진적으로 적용되야할 정책이 한 번에 적용되서 현실과 상충하기 때문이겠죠.
솔직히 편하자고 박스 쓰는거 맞잖아요.
장바구니 쓰면 폐지나 비닐이 굳이 소비자들 사이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요.
결국 의도가 좋아도 순서에 맞지않고 현실에 맞지않는 정책때문에 판매자도 구매자도 서로 불편하기만 함.
아, 그리고 비닐을 고객이 제외상품에 써서 걸리면 어떻게 되는줄 아시나요?
해당 판매점 과태료가 300만원입니다. 그럼 해당 구매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안보는 사이에 슥 뜯어서 쓰면 그만임.
그러니까 세세한 것까지 컨트롤 할 수 없을거면 제발 거창하게 시작하지나 말았으면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