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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7 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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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철티비타고 친구랑 둘이서 점심에 짜장면에 탕수육 배불리 먹고 아무 생각없이 뛰쳐나갔죠.
속초가 고향인데, 속초에서 고성 청간정까지 가보자! 해서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가까웠던 겁니다. 30분도 안걸렸던것 같아요.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북진한드아!!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보니 송지호 해수욕장에 다다랐죠. 대략 청간정에서 1시간 가까이 더 간듯 싶어요. 삼각김밥 하나씩 까묵고, 다시 돌아가는길에 뉘엿뉘엿 지는 햇빛에 반사되는, 고개숙인 벼들이 황금빛으로 물들던 그 때 참 좋았어요.
비록 가는 길에 내리막커브에서 뒤에서 친구놈이 급하게 부르길래 그거 잠깐 쳐다보다가 그대로 보도블럭에 들이받고 자빠링했지만 천만다행으로 지나가는 차도 없고 다친곳도 딱히 없이 타박상으로 끝났었죠.(그땐 헬멧이고 뭐고....철없었죠.)
속초로 돌아와 영랑호변을 한바퀴돌고 벤치에 누워 뻗어있던 그 날이 참 그리워요. 벌써 10년 전 일이군요 ㅎㅎ
웃긴게, 그렇게 좋은 추억인데, 그 친구와는 의절했고 그 때보다 좋은 자전거를 가져도 무작정 나갈 수 있는 의지도 박약해졌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