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52
2020-02-12 17:59:18
15
이건 조금 다른 얘긴데, ㅎㅎ 저는 '지하 냄새' 키워드에 깊이 주목했었어요.
처음에 박사장이, 기택의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말하고, 다송(어린 아들)이 기택 부부의 몸에서 같은 냄새가 난다고 말하고. 기택은 의식하기 시작하죠. 나중에 기정이 '반지하 살아서 나는 냄새'라고 말하구요.
저는 예전에 어려웠을 때 반지하에 잠시 살았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정말 비참해서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반지하도 반지하 나름일거고, 또 반지하에서 잘 사시는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한테는 트라우마로 남은 시절이었거든요. ㅠ
오죽하면, 요 몇년 전에 다시 상경하면서도 당장 지낼 데를 구할때 까지, 아는 누님이 '반지하 방 하나 남으니 당분간 지내라'고 하셨지만 완곡히 거절했을 정도로 두려움으로 남았어요.
그래서, 저 대목까지 보면서, 일정부분 공감하면서도 제 마음 한 켠에는 '난 더 이상 반지하에 살지 않아. (여전히 가난하긴 하지만) 난 저들(기택네 가족)과는 달라'하는 못난 마음이 있었나봐요.
그러다 저 장면에서, 박사장이 그러잖아요.
"그 왜 있잖아. 지하철 타고 다니는 사람들 냄새."
으이이잉??? 이런 시봉탱!! 지하철 타는 사람들(서민들) 전부 해당되는거였어??
순간 급 부끄러워지더군요...ㅋㅋㅋ 그래.. 반지하나 지상 월세방이나 뭐가 그리 큰 차이라고 나는 내심 안도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