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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5 18: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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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이념이나 노선에 대한 서로간의 비판은 정당한 것이죠. 그러나 연대를 놓고 상대당의 대표에게 "더민주로 가라"고 했다라고 하던가, 사표심리를 자극하는 발언들이나 이런 것은 상대당에게는 해서는 안될 비난 수준의 언사입니다. 제 아무리 작은 소수정당이라고 할지라도 엄연한 공당으로서의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그에 속해 있는 국민의 일부인 당원들의 가슴에 비수를 박는 언사를 내뱉습니까. 그것은 김종인씨의 패착입니다. 게다가 이념이나 노선이 달라도 정략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합의와 연대는 세계 어느 정치판을 보더라도 가능합니다. 독일의 연정은 무엇인가요. 그런데 그것을 두고 이념과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연대는 없다라고 잘라말한 것은 그 역시 패착입니다.
그리고 사건의 전후를 명확히 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 김종인대표의 저런 워딩들이 쏟아져나오는 과정에서도 인천시당차원에서의 연대는 합의문까지 만들어졌던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더민주에서 중앙당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고 인천 각지역구에 전략공천을 꽂았지요? 거기서 1차 멘붕이 옵니다. 그 다음, 그래도 선거가 코앞이니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했던 각 정당의 지지자들 기대를 깨고 심상정, 정진후, 박원석 지역구에 다시 전략공천을 꽂습니다. 그리고 나서 정의당 천호선 선거위원장이 정식 기자회견을 합니다. "연대 없다"라구요. 단지 한가지 사안만을 놓고 불만을 터트리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물밑으로야 정의당과 더민주간에 어떤 이익관계가 서로 요구하고 합의하고 결렬되는 과정을 거쳤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수면 위에서 진행된 연대의 스탠스는 정의당은 문재인 전 대표 시절부터 연대에 대한 물꼬를 터왔고 김종인 대표 체제 이후에 심상정 대표의 회견발표를 통해서 연대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했으며 이 후에도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인천시 전략공천과 정의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정 대표 지역구에 보란 듯이 전략공천을 넣으면서 대의를 무너뜨린 것이죠. 그 와중에 또 정의당의 지역구 다크호스라고 할 수 있는 박원석의원에게 경선이 아닌 사퇴를 종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갈등이 깊어진 겁니다.
차라리 지속적으로 연대테이블에서 뭔가 서로 오가는 상황에서 님의 말씀처럼 결렬되서 공천했다라는 그림이라면 이해 하겠습니다. 그런데 연대 협상 테이블 조차 없었고 일언반구의 말도 없이 정의당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정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하고 박원석에게 경선도 아닌 사퇴를 종용했으니 정의당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것이죠. 정의당의 협박이라고 하는 것은 이 모든 사항이 진행되고 난 가장 나중의 일입니다.
자신의 정당 자존심을 박살내고 큰 당이라는 이유로 억압하려드는데 화내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