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2
2016-05-06 15: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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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나 관상, 뭐 그런 것에서 벗어날 수 없는게 한국이라는 나라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죠. 현재 전 대통령들 묻혀 있는 자리가 어디죠? 의외로 젊은 세대가 미신으로 치부하는 것을 통해 사람을 판단하는 습관은 도처에 깔려있습니다. 특히 사주같은 건 뭐.... 좀 잘나가시는 양반들은 신경 엄청 쓰죠.
다만 이걸 어느 정도로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입니다. 사실 사주라는 건 오랫동안 축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수많은 예시가 종합된, 일종의 유형 데이터베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축적된 자료를 통해 유형을 분류하고 판단하며, 실제로 그게 맞아 떨어지는 것도 상당수 있습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정답이 나온다는 것으로 이것을 믿을 만한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죠. 특히나 우리가 즉각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몇 안되는 수단인 만큼, 그것에 의존하려 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불완전한 것을 별로 안 좋아하니까요.
이 기사를 해석하여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작성자의 기분을 알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혀를 차고 싶기도 합니다. 이 분 닉도 그렇고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뭐, 닉이야 아무데나 갖다 쓸 수 있으니 넘기고, 이 분 글 쓴 이력을 죽 보면 뭔가 사회에 대해 굉장한 불만을 가지고 있고, 그걸 통해 세상을 꽤나 비딱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고착되어 있습니다. 현 상황을 보고 '아 이게 이렇다'라고 생각하기 보단 '이게 이렇게 돼? 왜? 대체 왜??'라는 느낌이 진하게 묻어나죠.
사실 대기업, 그것도 현재 한국에서 제일 잘나간다고 하는 대기업의 인재 채용은 딜레마를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거대한 몸뚱이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신선한 피가 필요하지만, 반대로 이 덩치의 구조력을 견고하게 할 동질성이나 신뢰도도 필요하죠. 그렇기에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 상반된 관점을 내뱉으며 신규 인재를 채용하거나, 결국 그놈이 그놈 같은 걸 뽑게 되는 결말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덩치가 크면 변화가 어렵고, 축적된 경험은 불확실한 가능성보다 기대기 쉽죠. 그런 가운데 자신들의 미래를 선택하기 위한 기준은 얼핏 보기에 미신과 하이파이브 할 정도의 것들로밖에 보이지 않을 겁니다만, 그것이 여태껏 먹혔다고 판단되기에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거죠. 물론 그게 득이 될 지 실이 될 지는, 나중에 가 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