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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3 13: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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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언의 수위 조절문제야 머리에 피가 올라서 그랬다 치더라도, '센 발언'을 꺼낼 정도의 위치냐는 점에 대해선 전 '그정도는 됨'이라고 봅니다. 현재 웹툰 플랫폼의 최정상인 네이버의 초창기 시절 탑승한 게 순전히 운빨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다른 수익모델의 개발 없이 순수하게 고료만으로 지속적 영위가 가능하냐?'라는 의문에 대해 '가능하다'라는 답을 제시한 대표적 케이스거든요.
사람들이 말하는 '1세대 웹툰'이라고 하는 정의를 보통 '연재 시기'로 잡는데, 전 '웹툰 연재고료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냐'로 보고 있습니다. 까고 말해서 그 이전에 웹툰이라는 건 자체적인 수익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부가가치 창출로 수익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거든요. 웹툰 자체로 작가에게 수익이 돌아오기 힘들고, 대신 캐릭터 상품 같은 것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분야였죠. 물론 고료를 받고 연재하는 케이스는 있었지만, 메인 컨텐츠라기보단 일종의 서비스 컨텐츠였죠. 네이버가 이런 웹툰을 '정기 연재를 통해 수익을 얻는 작가와 지속적인 컨텐츠를 공급받는 플랫폼'의 구조를 안착시켜 성공했고,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서 현재의 지위를 확보했죠.
문제는 이런 웹툰 시스템, '플랫폼 하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이 안정화되고 대중화되는 과정 속에서 기존 만화작가들과의 충돌이 있었죠. 주로 쳐맞는 위치에서 말이죠. 그 중에 집중적으로 난타를 맞은게 새로운 구조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작가였죠.
현 만화시장의 구조가 웹툰 중심으로 재편되니 기존 작가들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해서 연재하고만 말면 그만인데, 이 양반네들이 이래저래 선배 대우니 뭐니 하는 걸 바랬다는 겁니다. 헌데 웹툰 작가들과 만화작가들은 그냥 만화를 그린다는 것 빼곤 아예 다른 집단이라는 게 또 문제죠. 만화작가들은 서로간의 연결고리나 선후배 같은 식의 위계질서가 잡힌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웹툰작가들은 개별적인 인연을 제외한 그런 연결망이 존재하지 않죠. 이런 차이를 모른 채 자기네들 하던 방식으로 웹툰 작가들과 접촉했으니 웹툰작가들 쪽 반응이 좋지 않은게 당연하고, 이런 관계가 반복되었을테니 앙금이 쌓였을 겁니다.
소설로 치면 인쇄물 시장이 폭망해서 기성작가들이 웹소설로 넘어와서 연재하며 웹소설 시장에 대해 태클 걸고 하는 거죠. 당연히 웹소설 쪽 작가들이 곱게 받아들일리 없잖습니까. 그런 관계가 수년간 이어져 있는 와중에 누가 시비를 걸어버리니 참다참다 터진 거겠죠.
그리고 작성자 아저씨도 글 쓰시는 분이시니 잘 아시겠지만 그 장기연재가 존나 어렵다는거 누구보다 잘 알잖습니까. 그것도 인기 유지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