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80
2013-11-05 12:49:02
1
애초에 게임에 대한 철학적 정의나 학문적 정의에 대한 고찰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게임의 선을 어디까지 그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그 어디에도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경계선이 모호해져서 '확실하게 테두리가 쳐진 다른 포맷'을 대체하리라고 생각하는거죠.
그러고 보니 그 아저씨가 말한 것중에 가장 근사치가 있는데, 어디서 봤던 이론이었던 '인터렉티브 무비'였군요.
'장면의 분기점마다 선택시 개별적인 흐름을 보여준다'라는 요지인데, 전 그 소리 듣고 뿜었습니다. 이미 그와 유사한게 존재하거든요. '비쥬얼노벨'로 분류되는 일본 원산지의 장르인데, 이놈이 골까는게 뭐냐면 '이게 게임의 범주로 봐야 하느냐?'에 해당하는 품목 중 하나거든요. 그것도 선택 분기에 따른 멀티엔딩도 아닌, '결말이 정해져 있으며 그에 따라 정답의 선택지를 골라 진행하는 방식'이거든요. 제 생각에는 상당히 등신(......)스러운 방법이라고 봅니다. 플레이어의 개입이 게임의 진행에 영향을 주는 건 선택에 '정답'유무를 부여하는건 정말.... 사람 골까는 짓거리거든요.
게임은 선택이 존재하고, 그 선택이 '모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선택은 다양하죠. 우리가 흔히 하는 컨트롤도, 공격을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그 선택이 뭉치고 뭉친 집합체가 게임이어야지, 저렇게 정해진 답 맞추는 건 그냥 퀴즈 쑈죠.
본론으로 돌아가서, '게임의 영화화'도 제가 말한 '인터랙티브 무비'의 발상과 비슷한 노선이라고 봅니다. 기술적으론 가능하고 실제로는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험적인 시도를 제외하면 '아무도 안만들어요'. 그게 유의미한 행동이냐, 가치가 있느냐, 그것을 만들기 위한 목적에 부합하느냐를 충족하지 못하거든요.
그래픽 노벨이나 인터렉티브 무비, 그리고 시네마틱 게임같은 것들은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그건 오로지 추구하는 본질을 만족하기 위한 갈래에 불과합니다. 다만 그래픽노벨은 수요층이 명백하게 존재하고, 인터랙티브 무비나 시네마틱 게임같은 경우네는......... 서로서로 삽만 푸는 꼴입니다. 서로 상대방이 더 잘하는 걸 굳이 시도해보겠답시고 달려들어봤자 나오는 건 그냥 돌출된 변종일 뿐이죠. 저게 새로운 재미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 이상 정식적인 궤도에 오를 가능성은 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