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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5 09: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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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과 '하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와 게임은 서로 다른 겁니다.
보여주는 건 시각과 청각으로 제공되는 정보의 노출입니다. 그건 오로지 제작자(감독)의 의도만으로 제어되는 부분이죠. 사소하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것이 굉장한 복선으로 작용되기도 하며, 의식하고 본 것이 아니지만 무의식에 남아서 결말이나 최고점에서 영향을 줍니다. 그런 치밀한 계산에 따른 배치가 가능한 게 영화죠.
하는 건 정보의 '선택적' 노출입니다. 영화랑 모조리 같죠. 하지만 중요한 건 이걸 수용하느냐 마느냐는 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복선을 담은 장치를 수없이 배치하지만 결국 그걸 취합하느냐 마느냐는 하는 사람 마음입니다.
게임은 하라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 무슨 각종 사상과 철학을 담니 어쩌니 예술화를 시키니 어쩌니 미화하지만 게임의 본질은 딱 하납니다. '갖고 노는 거'
영화는 보라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 예술이니 떠받들고 감각과 냄새를 추가하니 어쩌니 하지만 본질은 딱 하납니다. '이미 만든 걸 편하게 앉아서 구경하는 거'
이 차이는 불변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하고 기술이 나오더라도 행위의 근본적 차이를 바꿀 수 없습니다. 하는 것은 보는 것을 취합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보는 것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게 결정적인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