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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9 15: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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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작성자가 게임에 대한 사전지식이 조막만큼도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설명합니다. 게임, 그러니까 놀이라는 건 일정 분기점을 기준으로 '지속성'이라고 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뭐 누지르고 하고 하는 건 존나 숨쉬는것처럼 당연하니 넘어갑시다. 이 지속성이라는 요소가 골때리는 게, '놀이를 시작하고 지정된 기간을 소요하는 것으로 놀이가 완료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걸 중간에서 멈춰버리면 '여태까지 하던 걸 싸그리 날려버리는 겁니다'. 한마디로 헛짓했다 이거에요. 자연스레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이 지속성이 개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하던 걸 멈추면 포기선언이나 다름없거든요. 물론 꽤 적지 않은 수의 게임이 '일시정지'의 개념을 적용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게임도 만만찮게 존재합니다. 확장해서 '중간저장'도 해당되죠.
요새 말 많은 분야, 게임에서도 요새 몰매를 맞는 '온라인 게임'을 살펴봅시다. 이건 지속적으로 타인과 교류를 합니다. 지속성이라는 개념보단 '연속적'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서야 하는데, 상당수의 온라인 게임 컨텐츠가 이런 연속성을 기반으로 돌아갑니다. 적게는 몇 분에서 많게는 시간 단위로 돌아가죠. 하지만 이게 게임 자체의 규칙이라기보단, '게임 규칙+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는 타 플레이어'의 짬뽕된 결과입니다. '내가 중단을 한다면, 그건 타인의 시간에 빅엿을 먹이는 행위'라는 거죠. 덕분에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나+타인의 투자 시간을 허공에 날리지 않기 위해 연속적인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온라인 게임에 시간투자가 많은 이유나 중간에 관둘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배경을 깔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할 때 그만둘 수 있음으로서 중독을 규정짓는다'는 조건만을 보기 때문에, 게임이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근거로 '한 번 게임을 하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다'라는 게 있죠. 하지만 절대적 다수는 그냥 일어날 수 있지만, 시간 투입과 타 플레이어라는 요소 때문에 그냥 때려치우진 못합니다. 중독의 메카니즘과는 다소 다르죠. 마치 똥쌀때 관두듯이 끊어버릴 수 있지만, 궁뎅이가 찝찝한 이유 때문에라도 다 싸고 나설 수 밖에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랄까요. 쾌변을 위해선 다 싸야죠. 게임도 즐거움을 위해선 할당된 플레이를 마무리지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간에 싸다 끊고 나서면 온종일 찝찝하듯, 게임도 중간에 끊고 나와버리면 찝찝하기 마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