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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3 0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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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답변을 받았고 관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여나 열심히 마음써주신 분들 중에 궁금하신 분이 한분이라도 계실까봐 이후 일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글을 올린 이후 상황은 제가 모든 대화를 단답형으로 하였고 대화단절을 하였습니다. 3-4일정도 지난 뒤에는 와이프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 좀 하라고 하더군요.
많은 의견 중 선택하여 실행하는건 제 몫이었지요.
우선 단호하게 심리상담 내지는 이혼을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양육시킬 루트를 미리 알아보았고 교대근무를 대체할 일도 찾아보았습니다. 결정도 했구요.
그리고 아끼고 아꼈던 반차를 쓰고 대화를 나눠 보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심리상담 내지는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울면서 자신이 잘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심리상담을 받지 않으면 이혼을 결심했다고 강하게 말하였고... 와이프가 과거사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받은 상처가 있는데 어떻게 아이들을 학대하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당신이 어떻게 아이들을 해칠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하였구요. 저에게 무조건적으로 미안하다는 답변을 받기 위한 계획이었다고 말하더라구요. 왜 미안하다는 말을 우선 받아야 하는지는 자신도 모르겠답니다.(이게 아마도 장모님이 늘 아버님께 어려움을 격으면 숙이고 무조건 잘못했다는 행동을 하시는데 이 부분을 저에게 강요한 듯 보입니다.) 제가 그러니 심리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자신이 모든 잘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절대 아이들을 볼모로 협박하는 일도 없이 하겠다는 답변도 받았구요. 섹스리스도 자신이 노력하겠다고 합니다. 이혼을 절대 안된답니다. 저 없이는 못 산답니다. 나 없이 못사는 사람이 이혼이야기가 너무 잦다고 말하니 미안하답니다. 고치겠다고 하더라구요.
4시간 가까운 대화를 하면서 3시간 넘게 저는 이혼 내지는 심리상담을 요구하였고, 와이프는 잘못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주더라구요.
마음 약해지면 안된다고들 하셨지만...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6년을 넘게 같이 살았습니다. 어렵고 힘들때도 많았지만 서로가 의지하며 오랫동안 살아온 세월을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앞으로 잘 해보자고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꼭 기억하자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뒤로 일주일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제가 아이 씻기거나 설거지를 할 때에는 항상 같이 일해줍니다.
아이들 돌볼 때도 조금 더 활발해 보이구요.
남들에게는 늘 상냥한 모습을 보이고 가족들에게는 조금 막대하는 행동을 여전히 있습니다만 크게 거슬리지 않을정도가 되었습니다. 물론 가족을 더 챙겨야 한다는 잔소리는 합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놀아줄 때에도 동행하는 횟수를 늘리려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구요.
부부관계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
절대 저와 헤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 보니 저에게 더 큰 사랑을 요구하였으나 표현의 잘못으로 인해 제가 멀어지는 걸 좀 더 분노하고 좀 더 자신의 방법을 거칠게 표현하다보니 윗 글과 같은 상황이 나온 듯 합니다.
저도 더 사랑해주고 더 보듬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유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