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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7 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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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묻지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커뮤니티에 '나는 뚱뚱한 사람이 싫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올렸다고 한다면, 그것에는 자신의 생각을 굳이 전파하거나 공감받고자 하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뚱뚱한 사람이 싫다'라는 관념의 주(主)는 사실 '성향'이 아니라 '가치판단'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뚱뚱한 사람이 싫다'라고 생각한 현실적인 '이유'를 고려해서 그 의미를 풀어써보면 그것은 '외모에서 열등한 뚱뚱한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열등한 사람 또는, (능력이나 인성같은)다른 것도 열등한 사람이고, 나는 그러한 사람이 싫다.'라는 말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저 말은 '나는 파란색을 좋아합니다' 같이 단순한 성향을 표명한 것이 아니라, '나는 뚱뚱함을 대놓고 낮게 보고, 뚱뚱한 사람 자체도 열등할 것으로 생각하며, 그런열등함을 배척하고 있다' 라는 가치판단을 표명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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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뚱뚱한 사람이 싫다' 라는 말은 분명 '나는 파란색을 싫어하는 사람이 싫다' 또는 '나는 사기꾼이 싫다'라는 말과는 다르게 다가오는데
왜냐하면 '뚱뚱함'은 '파란색을 싫어함'이나 '사기꾼'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다른 성향'이나 '나쁜가치관'이라기보다는 '열등한상태'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뚱뚱함을 우열이 아니라 단순성향으로 생각할수도 없지는 않은데,
그것이 증명되기 위한 조건으로 첫댓글에 뚱뚱해진 자신을 싫어하는 타인의 마음을 받아들일수 있어야 된다는 식으로 썻었습니다.
또한 '나는 뚱뚱함이 싫다'가 아닌 '나는 뚱뚱한 사람이 싫다'라는 말은
뚱뚱한 사람은 외모 뿐만 아니라 능력이나 성격같은 다른 것까지도 열등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정하고 있거나,
또는 사람의 우열을 판단하는데 있어 외모가 중요하고 그것에 비해 성격이나 능력등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가치판단이 깔려있습니다.
즉, 이 말은 자신은 틀렸을 가능성이 큰 선입견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근시안적인 가치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첫번째 생각을 이어서 생각한다면 '나는 뚱뚱한 사람이 싫다'라는 말은 '나는 열등한 상태에 있는 사람은 싫다'라는 말로 연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나는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그 사람의 상태에 대한 우월하고 열등함으로 판단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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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누군가가 '나는 뚱뚱한 사람이 싫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자신은 단지 성향을 표시한 것 뿐이라고 한다면,
성향은 (파란색이 좋다, 빨간색이 좋다 같은)보편적으로 지향하는 정답이나 방향이 없는 대상에게 같다 붙이는 것이지,
(돈이 많다, 돈이 없다 같은) 우열(優劣)을 논할수 있는, 보편적으로 지향하는 정답이나 방향이 있는 대상에게 같다 붙이는 것은 아닐뿐더러,
특히나 열등한 상태 자체도 아닌, (돈이 없는 사람이 싫다 같은) 열등한 상태의 사람을 싫어한다는 공개적인 말은 그런 상태의 사람에게 대단히 모욕적일수 있다고 말해줘야 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