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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1 15: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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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셨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영세민으로 살아왔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며 신문을 돌렸고 중,고등학교때는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래도 가난을 떨쳐내지 못했고,
고등학생때 이렇게 살순없다고 생각해 직업학교를 다녔는데,
덕분에 학교 - 집 - 야간학교 - 학교앞 PC 방(야간) - 학교 루틴을 탔고
잠을 학교나 지하철에서 대부분 해결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군대를 갔는데 하루 6시간이나 재워주는게 얼마나 행복했던지요.
피곤하고 지칠때 잠을 자면 회복된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내내 체력장을 보면 특급이였는데,
따듯한 음식을 먹거나 어지럽거나 심지어 많이 뛰어도 코피가 났습니다.
그래서 코피를 흘리며 축구하고 그랬는데,
군대에서 잠을 많이자니 행군을 해도 코피가 안나고 왕복을 해도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전역을 했고 회사에 들어가 월요일에 출근해 토요일에 퇴근하는 삶을 또 몇 년을 했는데...
그거 아십니까?
사람이 몇 년동안 햇빛을 못보면 눈부심에 취약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못합니다.
앞이 안보여요.
그렇게 일을해서 100만원을 모으고,
500만원을 모으고... 1000만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 저희 집에는 빨간딱지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지요.
어느날 겨울철 감기에 심하게 걸려 연차를 내고 하루종일 누워있는데,
문득 아무데서도 전화가 오지 않는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우편물에는 더이상 독촉고지서가 오지 않고,
휴대폰에는 단전,단수 문자가 오질 않는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눈물이 나서 하루 종일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삶은 매일매일이 승리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그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매일매일 쟁취하고 있는거라 믿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를 또 살아 내었고,
그러한 하루가 모여 반드시 더 나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늘 자랑하듯 말합니다.
"내 삶은 언제나 위기없이 평탄했다."
그 말 그대로 였습니다.
제 삶은 언제나 어제보다 나아졌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자신합니다.
큰 언덕 하나를 넘어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친구분의 미래 역시 늘상 평탄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