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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14: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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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외국인으로 살면서 차별 또는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기분 상할 수 있고, 실망할 수 있습니다.
동일하게 찍혀도 믿었던 도끼에 찍히면 더욱 서운한 것처럼,
SAM-572에게 대한민국은 인종차별이 없는 청정지역 믿을 수 있는 도끼였는데, 그런 나라에서 자라나는 새싹이 인종차별을 했다는 점에 서운할 순 있습니다.
근데, 표현하는 방식이 선 넘었어요.
인종차별 적인 행위에 대해 지적하고 싶을 순 있는데, 이성적인 사람이고, 지성인이라면, 그리고 어른이라면. 저런 방식의 지적은 옳지 않죠.
해당 고등학교의 졸업 사진은 높은 퀄리티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한 해 이목을 끌었던 밈을 따라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졸업식입니다.
아이들이 바보같은 케릭터로 분장하면서, 바보=흑인 프레임을 씌워 고의적으로 피부를 검게 칠하는 행동을 했다면, 질타 받음이 마땅합니다.
원작에선 현명한 흑인 주인공이지만, 흑인이 현명하다는 것이 불편하여 백인으로 바꿔 표현했다면 손가락질 받아야 합니다.
밈을 떠나 관짝이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아픈 추억이며 아픈 과거인데 분장을 강행했다면 감수해야죠.
관짝은 슬픈 문화도 아니며, 숨겨야하는 아픈 과거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누가 더욱 비슷한가가 하나의 척도로 자리잡았는데, 저라도 더욱 비슷해 보이기 위해 노력했을 겁니다.
만약 피부톤은 그대로 두고 옷만 입고 관짝을 들었다면 기분 나쁘지 않았을까요?
검은 피부는 건들면 안되는 신성불가침 영역이기에 침범하면 안되는 건가요?
그래서 전 SAM이 한 행위를 보고 불편러와 다르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너희는 잘못한거야. 라는 불편러.
물론 여기까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니 특정 상황과 행동에 불편할 순 있죠.
하지만, 많은 수의 팔로워가 주목하는 공간에 "얘들 좀 봐. 뭘 잘못했는지도 몰라. 대한민국의 민낯이야. 여긴 아직도 인종차별이 빈번해. 불편불편" 이라고 불편함을 표현하는 건 잘못된 방식입니다. 선 넘었다구요.
고등학생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었다? - 직접 연락해서 알려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인종차별이 싫다? - 굳이 고등학생들 사진을 걸어놓고 바보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잘 다듬어진 글로 충분히 얘기할 수 있습니다.
길게 설명했지만, SAM이 한 행동을 지지받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선 넘었어요.
그리고 이런저런 말을 인용해서 SAM의 행동이 그럴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글에는 공감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