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2017-03-13 14: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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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이에요.
아끼는 남동생 남자후배들 군대간다고 시무룩 우울해있는거 보면 차라리 제가 대신 가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나라에서 저는 안 부르네요. 저도 불렀으면 경험담같은거라도 말해주고 군에서 부조리 당하면 어떻게 해야될지, 행군 요령이니 훈련 꿀팁이니 그런거라도 가르쳐주고 어깨팡팡 해줄수 있었을텐데.
제가 해줄 수 있는건 그냥 편지 써주기, 박스 꽉꽉 채워서 택배 보내주기, 휴가 나오면 밥사주고 놀아주기밖에 없어요.
안쓰러운 마음 뿐이겠어요? 전쟁나면 저는 비상시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운 적이 없어요. 민간인은 해하지 않는게 법칙이라지만 총알에 눈이 있고 화학무기엔 눈이 달려서 민간인 피해가는거 아니잖아요. 남자들은 살아남을 방법을 강구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냥 어? 어? 하다가 남들 눈치 보면서 따라하는게 저 살아남을 유일한 방도죠. 저도 똑같은 국민인데 전쟁이 났을 때, 비상시에 어떻게 해야 저와 제 가족들을 지킬 수 있는지 모릅니다. 저한테는 안 가르쳐줬거든요.
결정적으로, 남자들은 저보다 의무 하나 더 지고있는데 저는 덜 지고 있습니다. 이건 평등이 아니에요. 이건 더이상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국민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