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2014-03-17 19:34:59
4
박원순 시장 한 거 없다는 비판에
눈에 보여야만 한 게 있는거냐는둥, 그런 업적주의가 새빛둥둥섬이니
오페라하우스니 삽질하게 만드는 거라는둥
열불 내시던 분들 다 어디 가셨죠.
양적으로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단순시스템 때문에
동종법안들이 난무하고 쓸 데 없는 혈세가 수 억원씩 지출된다는게
요즘 입법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죠.
그리고 단순비교도 문제 있어요. 황우여 의원 같은 사람은
1인발의만 50여개, 대표발의는 1500여건에 달합니다.
그에 반해 이해찬 6선의원 같은 경우 발의건수 적기로 유명하지요.
이 두 사람에 대한 여러분의 평가는 각자의 발의건수와 일치하시는지요.
게다가 발의 자체도 문제인게, 발의한다고 다가 아니라 그 의안이 가결이 되야 합니다.
보통 제일 잘 나가는 상임위에서 쏟아지는 의안수만 연 1700건이 넘는데
이 중 가결되는 건 열 건 남짓에 불과해요.
의안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지는 건 시간과 혈세의 낭비죠.
의원들을 이렇게 만드는 것도 양적 발의수로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초선의원 몇 분은 국회 입법조사처 앞에서 아침 6시반부터 줄 서고 있습니다.
새로 발의된 의안을 받아다가 개인발의로 쓰려는거죠. 이 줄경쟁도 심각하게 치열합니다.
보좌관들끼리 아침 댓바람부터 멱살잡고 싸우는 것도 흔한 일이죠.
돈 많은 분들 중엔 아예 로펌과 계약을 맺고 한 달에 몇 개씩 신규법안들을 제공받기도 해요.
양적인 발의건수, 눈에 보이는거니까 제일 평가하기 쉽겠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정치인을 평가하는 잣대로서 그리 괜찮은 건 못됩니다.
정치문화적으로 그렇게 바람직하지도 않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