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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1 22: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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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6월 항쟁 때 상업은행 앞에 있었습니다.
백골단 피해 어딜 다녔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기억나는 곳은 여기 밖에.
시위대의 숫자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죠.
서울 상업은행 앞이라고 기억하는데,
전경 1개중대가 상업은행에 고립되었다가
시위대가 짱돌을 던지는데 무슨 소나기인듯.
전경 무장해재 시키고 헬멧 벗기고 끌어 내니까 부상당한 전경과
경찰 등등...
어린 전경들은 덜 맞았는데, 나이 많은 놈을은 엄청 쳐 맞았죠.
피 질질 흘리는 놈을 구경하는 시민들에게 맞기면서 병원에 델다 주라고 부탁하니
"뒤지게 나둬!!!"
그들의 분노가 느껴 지더군요.
주위 상가 분들 오렌지쥬스 주고 우유 주고...
상가 앞에 다라이 가져다 놓고 호수로 수도 콸콸 틀어놓고 마시고 씻으라고 주고.
수십일 간 시위가 계속 되었던 기억이 있는데,
최류탄이 독하여 목에는 수포가 생기고, 사과탄 파편에 다리엔 계속 피가 철철...
웃기게도 나중엔 내성이 생겼는지 최류탄 가스가 지나가도
눈물도 안 나요.
당시 필리핀에서도 정국이 비슷했는데, 우리나라산 최류탄 구입하려다
독성이 너무 강해서 취소 했답니다.
근시라서 안경 쓰는데 안경도 부서지고,
잘 안 보이는 눈으로 쇠파이프 들고 화염병 들고 전경에게 돌진해서 던졌죠.
빨갱이라고? 지겹도록 듣던 이야기들이..
작성자님 처럼 넥타이부대 분들이 빌딩 위에서 와와 고함치며 응원하고,
퇴근후 양복 차림으로 시위에 참여해 주시고,
길가의 시민들 모두가 경찰들 욕하고 해서 싸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무장 상태의 시위대에 최루액 쏘는 경찰이라니...
2016년에도 젊은이들과 애기 엄마들, 직장인들이 추운거리에 나와야 한다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래도 싸워서 이겨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