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꾸 이런 이야기 올리면 아재가 아니라 할배라고 불리겠지만,
작성자님의 양은 막걸리 잔에 삘이 와서 예선 술꾼들 이야기 적어 봅니다.
제가 85학번이니 그 때는 말통 막걸리가 점점 없어지면서 병막걸리가 많아지던 시절이었든 듯.
아니면 그 이전이거나.
정치상황이 험악하니 대학생이던 저는 서울의 삼양동 같은 곳에
자취방을 얻어서 숨어 지냈죠.
자취방 까지 올라 가려면 오르막을 한참 가죠.
다들 가난한 사람들 사는 동네죠.
동네 입구에 '잔술'을 파는 술집이 있었더랬죠.
가난한 노동자들이 일과를 마치고 한잔 하고 가는 집!
그 분들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서,
양은 대포잔 커다란 거 한잔에 공용으로 먹는 김치(시큼하게 쉰 거, 젓가락 있지만 다들 손가락으로 집어먹죠)
한 잔씩 팔 때 였습니다.
김치는 항상 카운터에 있고, 대포 한잔 달라고 해서 김치 하나 집어 먹고 달동네 마을로 올라가는 허름한 차림의 아저씨들.
이 때 이후엔 잔술을 파는 거 못 봤네요.
80년대 때는 포장마차에서 소주 반병도 팔아서
오뎅하고 소주 반병 먹고 하곤 그랬는데...
또, 예전영화에 보면 포장마차에서 잔술도 파는 영화가 있어요.
그 때(70년대)는 포장마차에서 잔술을 팔았는데,
돈 쪼금 내고 소주 한잔(지금의 소줏잔 보다 두 배 정도 큰 겁니다) 하고
오뎅 한 꼬치 하고 퇴근 하는 거죠.
제가 대학생일 때도 잔술 파는 포장마차가 좀 남아 있었죠.
제일 기억에 남은 분들은 새벽에 술드시는 분들.
대학교 시절(80년 중반)에 새벽에 목말라서 가게에 콜라 사러 갔더니,
일 마치고 마무리로 소주를 맥주잔에 한꼬푸 부어서 다 드시고
가느다란 김밥 하나만 안주로 드시던 분...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