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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9 09: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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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까치는 자연스런(?) 사냥을 하고 있었고, 토끼는 자연스럽게 도망을 친거죠. 활용가능한 주변의 사람사물을 이용해서요.
까치에게 토끼를 사냥해서 즐겁게 배채우는 것이 순리라면, 토끼가 최대한 주변 조건을 활용해서 도망치는 것도 순리입니다.
사람이 만들어놓은 공간에서, 사람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는, 사람 또한 그런 주변조건 중 하나인거고,
그 날 그 토끼는 저라는 주변조건 중 하나를 이용한거고 말이죠.
만약, 내가 "토끼라 불쌍해보인다는 생각을 하면 까치가 배를 주릴거야"라고 생각해서 나에게 도망오는 토끼를 쫓아버린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거죠.
내가 그 까치들이 괘씸하다고 느꼈다는 것은,
첫째, 평소에 같은 장소에서 어울려 지내던 녀석들이었고,
둘째, 살아있는 토끼를 사냥해서 잡아먹는 수고로움을 감수하지 않아도 먹을 것 많은 사람의존적 환경에서 평소에 그렇게 살던 까치들이었기 때문이죠.
누가 누굴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얘기하는게 아닙니다.
설령 댓글쓴이가 사바나에 놀러갔다가 사자나 악어에게 잡아먹힌다 해도 그 사자나 악어가 나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본능이고, 자연의 섭리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댓글쓴이 집에서 닭과 개를 같이 기르고있고, 평소에 같이 놀지는 않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이 살아가던 녀석들인데,
어느날 개 녀석이 닭을 잡아먹는다고 생각 해보세요.
자연스러운 건가요?
마당에서 새끼 때부터 같이 자라오던 녀석들이, 서로를 잡아먹을 먹잇감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그런 뜻에서, 저는 "까치들이 괘씸하다 느꼈다."고 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