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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2 01: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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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영물이라 하더니, 진짜로 그런 모양이였다.
갓 태어난 귀족의 영애를 태우고 가던 기차가
산등성이를 지날 때 쯤에 산적떼들에게 습격당했을 때
모두 죽거나 약탈을 당했지만 영애만큼은 무사할 수 있었다.
산적떼 중 하나가 영애를 발견했을 때 그녀는 이미 죽을 운명이였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호랑이가 그녀를 구해줬기 때문이다.
글쎄, 호랑이가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반문하면 뭐 나도 할말은 없다.
호랑이 생각을 인간이 어찌 알겠어.
그래도 참 잘 자랐지. 호랑이들 틈에 섞여서 호랑이 젖도 먹고
호랑이가 갖다주는 고기도 먹고, 호랑이처럼 산짐승들 사냥도 하고,
나중에는 죽은 호랑이를 대신해 그 산의 주인이 되었다지.
뭐야. 사실 선천적으로 엄청 쎈거 아냐?
인간과 함께 살았으면 대장군감인데 그거.
아무튼 귀족집안에서 반쯤 호랑이가 되어버린 그 핏줄을
찾기 위해 사람을 계속 보내곤 했는데 번번히 실패했지.
일단 그 영애의 완력도 대단했지만, 남매 호랑이를 부리는
그 술수가 대단해서 영애가 손을 뻗기도 전에 호랑이들이 이미
그 사람들을 두동강내곤 했거든.
그중에는 그 귀족집안의 하인도 있고 용병도 있고 이종족도 있고,
뭐 그렇지만 결국 운명이란 그런거야. 호랑이들은 귀족이 가진
인맥을 동원해 모집한 군대에 의해 사살되었고 영애는 중갑보병
셋의 목을 꺾어놓은 뒤에야 포획... 아니 구출되었지.
영애는 귀족집에 돌아온 뒤에 방에 갇혀 사흘밤낮을 울부짖다
탈진하고, 또 의사들이 치료하고를 반복했다고 하는데, 뭐 그러다가
결국 영애는 죽어버렸어. 과연 그녀가 돌아가고 싶은 곳은
기억에도 없던 귀족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집이였을까. 아니면
어릴때부터 자신의 모든것이 있던 산이였을까.
인간의 욕심이란 때로 그렇게 다가와 한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하곤 하지.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의 철학적인 물음이 때로
선뜩한 것으로 다가와 자주 소름돋게 만들지.
참, 재미있는 세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