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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 15: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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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4시 30분...
상무님과 간단한 면담을 했다. 업무에 대한 이야기, 회사 적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를 일어나기 전 조심스럽게 상무님께 여쭤봤다.
"상무님.. 저 그런데..."
"성팀장.. 뭐? 또 궁금한거 있나요?"
"혹시 치질 증상이 어떠신지 여쭤봐도.."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저도 한때 치핵으로... 그동안 뭔가 불편하신 자세로 계시는 상무님의 모습을 보고 대충 눈치 챘습니다..."
"젊은 친구가 치핵으로 고생했구만.. 그래 몇 기였지?"
"저는 3기여서 의사의 권유로 수술을 받았었죠.."
"어이쿠.. 이런 그래서 지금은 좋아졌나?"
"네. 저는 수술 받은지 10년도 훨씬 넘고 지금은 불편한 것도 없고 대신 똥 쌀 때 항상 긴장하고 쌉니다."
"그렇지.. 똥 쌀 때 중요하지.. 오래 싸도 안 돼, 너무 힘을 줘도 안 돼..아파..." (상무님은 이때 똥 쌀 때를 상상하셨는지 약간 인상을 찌푸리셨다.)
"상무님은 몇 기 이신데요?"
"나는 아직 2기라서 수술까지는 아니고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어.. 그래도 불편하네 한 번씩.."
"꼭 완치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래.. 자네도 힘든 시기(?) 잘 이겨냈으니 앞으로도 똥 쌀 때 지금처럼 각별히 신경쓰게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임원과 똥 이야기를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그리고 편하게 이야기 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본문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화장실 라이벌이자 똥 친구가 생긴 거 같아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