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0
2017-08-12 02:06:21
3
혼돈과 질서가 서로 대립되는 것 처럼 영상에서 표현되어 있는데,
오히려 이 둘은 우르보로스의 뱀처럼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에 가깝습니다.
모든 질서는 좀 더 거대한 우주적 혼돈의 일부이죠. 우주가 혼돈한 이유는, 사실 모든 구성 요소들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외부 작용에 의해서건, 내부 작용에 의해서건요.
이러한 변화는 일련의 작용하는 힘에 따라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게 됩니다.
물에 일정 이상의 온도를 가하면 기화한다던가, 흙에 일정 이상의 온도를 가하면 굳어버리는 것 처럼요.
다시 이야기 해서, 결국 혼돈을 이루는 변화는 결국 조화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질서는 단 하나가 아니라 수없이 많기 때문에, 서로 부딪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물의 질서가 가지는 온도와, 불의 질서가 가지는 온도는 서로 조화로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과 불이 만나면 더 강한 것이 약한 질서를 잡아 먹어 물을 기화시키거나, 불을 사그라들게 하죠.
수많은 질서가 서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승리한 질서는 에너지를 가지게 되고, 그 에너지는 서서히 쌓여 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에너지가 해방되어 조화로운 질서를 이루는 것들을 전부 집어 삼키게 되죠.
흔히 사람들이 자연재해라고 부르는 것들이 그것입니다.
질서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거대한 혼돈이 되어 질서조차 집어 삼키는 겁니다.
이렇듯 질서와 혼돈은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고, 또 태어나게 하는 일종의 순환 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