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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7 18: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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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출신으로 예전부터 의아했던 점이 있습니다. 민주당 계열 욕하고 싫어하던 정서, 호남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팽배했었던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욕을 먹었던 지역구 의원들을 경선 탈락시켜도 무소속으로 당선시키고 복당하면 환영하고 거기에 리얼 진보정당 후보들 밀어준 적도 거의 없었죠. 저는 이런 부분을 보면서 호남이라는 지역도 역사적인 사건으로 가려져 있을 뿐 드러나지 않는 보수성(?)이 상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맥락 안에서 이해하면 이번 20대 총선 결과도 이해 못 할 건 없겠죠. 비주류도 아니었고 계파 분배해서 당 주류로서 당을 이끌어가던 호남 지역 정치인들이 새로 만든 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게 이번 총선 결과입니다. 호남에 대한 실망을 표현하시는 분들은 바로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거예요. 물론 김종인 비대위 겸 선대위 체제의 호남 지역 공천에 의아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저는 일부러 지려 하는 느낌까지 개인적으로 받았는데 그래도 몇몇 지역구에서는 더민주의 승리도 가능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과반은 힘들겠지만 30~40% 의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결과는 국민의당 압승이었죠.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그 지역 정치인들이 당만 바꾸고 다시 당선됐어요. 국회부의장도 하고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하고 비대위도 세우고 다 하고 있습니다. 몰라서 당했다고 하기엔 그 전부터 존재했던 지역구 내 국회의원들의 비판 정서를 설명할 수는 없겠죠. 결국, 호남홀대론, 영남패권주의가 먹혔고 세대 투표 경향도 나타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라는 게 그간 민주화의 성지, 정치의식이 높은 지역이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너무 다른 거 아닌가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바로 이 부분이 이해가 잘 안 가는 겁니다. 님이 언급한 '이딴 인간들'은 이게 이해가 안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