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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4 00: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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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더 안됐다 아이가 더 안됐다 이런말 좀 안하면 안될까요?
엄마도 아이도 다 힘든 상황인거지 누구도 엄마입장과 아이입장을 저울질 할 수 없잖아요.
하물며 고작 랜선 너머로 몇십줄짜리 글하나 읽었을 뿐인 제3자가.
읽는 사람이 상처받을 말은 좀 자제하세요.
저도 아가들 낳고 내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진게 너무 힘들어서 괴로워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고작 3년남짓 육아한제가 정신과 상담 받으며 우울증 약 먹고, 몸도 너무 안좋아져서 3년간 119에 실려가길 3번...
저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육아가 그렇듯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연년생 아기들 두돌 지나면서 어린이집 적응하고 복직하면서 서서히 좋아졌어요...
그런데 작성자는 그보다 더 가혹한 세월을 10년을 보냈다면, 몸은 움직여도 속은 썩어문드러졌겠지요.
제가 작성자라면, 하고 상상을 해봤는데요.
아마 희망과 절망을 수도없이 반복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이 없는 것 같아 지치고 허무하고, 내팔자는 왜이런가 슬프고 비통하고,
그러다 또 힘내서 아이 돌보다보면 또 즐거운 순간도 생기고, 또 열심히 노력하고,
하지만 이내 또 다시 절망하고, 도움받을 조부모도 없음에 내가 너무 불쌍하고,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너무나도 버겁고,
자식이지만 원망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고, 또 그런 자신에게 실망도 하고 죄책감도 가지게 되고
그래도 내가 포기하면 끝이다 싶어 다시 다잡으려고 어떻게든 발버둥치고.....
이런 과정들의 반복 아닐까요?
여러모로 지금 작성자는 몸도 마음도 버거운...포화상태일 겁니다. 경고음들이 마구마구 울려대고 있을거란 말이죠....
그래도 엄마니까 버티려고 이렇게라도 털어내고 힘내보려고 하는 글에
충고라는 가면쓰고 지적질하는게 얼마나 상처가 될지 모르는 사람이 참 많으네요..
공감과 위로면 충분할 겁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것도,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것도 엄마니까,
엄마가 힘낼 수 있게 그냥 토닥여주고 그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다고 알아만 줘도
심리적으로나마 많은 부분 해소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