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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0: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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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전에 노면주차하는 골목길쪽에 SUV차량을 세워두고 밥먹고와서 보니 조수석 앞범퍼가 긁혀있는 겁니다.
오잉? 이거슨 무슨일인가? 긁었으면 전화벨이 울려야 정상이거늘 이거슨 어르신 리어커의 소행인가? 아니면 짼건가? 하는 마음에 블랙박스를 꺼내서 노트북에돌려보니 검정색 K5가 지나는 순간 내차가 움찔하는게 보임.
그런데 뭘 할 수 있는게 없었음...차종이 검정색 K5 란것뿐 와 번호판도 제대로 안보이고(블박 보려면 이상한 전용플레이어 같은거 설치해야 했음)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골목의 끝은 빌라를 끝으로 막혀있어 길이없고 블박을 봐도 그차가 다시 나가지는 않은것 같아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보니 빌라 주차장에서 젊은 남여가 열심히 물걸레로 검정색 K5문짝을 닦고 있음....??? 얼레?? 이거슨 도주도 아니고 뭐지? 설마 차를 저리 작살을 내놓고도 몰랐단건가?
가까이가서 차 닦는거 보면서 '저 앞에 제차 밖으셨죠?' 물어보니 젊은 여자가 '아저씨 차때문에 우리차만 긁혔잖아요' 하면서 버럭 하더라구요.
'음....저기는 원래 건물주차라인이고, 만약 들어오기 힘드시면 제 연락처도 있고 , 무엇보다 남의 차를 박았으면 연락을 주셔야지 경찰에 신고하려던 참입니다.'
하고 K5를 보니....어메......조수석 앞휀더부터 뒷휀더까지 아주 박살이 났음.....
골목길 들어오면서 내자촤 전봇대에 낑겼는데 내가 박았으니 핸들을 반대로 잔뜩 돌려서 밀고 오는바람에 전봇대에 시원하게 긁으면서 들어온것.
문짝이 다 찌그러지고 다 벗겨졌는데 그걸 닦고 있는 거였음.
자초지종 들으니 눈물이 날지경인게..... 남자는 한국사람, 여자는 조선족인데 결혼한지 얼마 안된거 같음.
이 초짜 남편이 생애 첫차를 구매해서 3일만에 거하게 박살내고 정비소 입고하고 렌트카(문제의 검정색K5) 타고 집에 오는길에 이 사달이 난거임.
와씨 듣는 내가 눈물이 날뻔.... 3일만에 차 2대를 박살낸 사람이 내앞에 있다니...
보험에 접수해달라는 말이 차마 안나와 '제차는 제가 알아서 고칠게요' 하고 돌아서는데 젊은 남편의 한마디 '저기...이거 콤파운드 사다가 닦으면 괜찮아 지겠죠? '
그분 지금은 베스트드라이버 되어 있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