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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3 20: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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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남성 대 여성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볼 것을 주장하고 계시죠.
그런데 그런 견해가 오해 받아 '남자라고 특별히 유리한 것은 아니다' '여자라고 특별히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는 관념으로 자리잡으면,
'니가 여자라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게 아니야, 너의 개인적인 특성 때문에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이니 너의 개인적인 탓일 뿐이다'
라는 정당화가 발생합니다. 현실적으로도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구요.
님이 그런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님의 주장은 '모든 여성이 약자는 아니다'라는 주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약자가 아님에도 여성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차별적 대우'에 대해서 간과하기 쉽고,
그래서 약자가 아님에도 여성성 때문에 차별적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반례를 들었을 뿐입니다.
'조금만이라도 여성성을 노출하면 괴롭힘과 비아냥에 노출된다'는 주장에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할 때 여성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겁니다.
그냥 길거리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서로 사회적 지위나 개인적 권력을 모르는 상황에서
겉으로 드러난 외면적 조건에서 '덩치가 크다=신체적 조건에서 강자'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사실이 대우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겁니다. 저 사람이 '여성들은 어떻게 사냐'고 물었다는 것은,
동등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어디가서 그런 시비를 받을 일이 없었다는 거죠.
신체적으로 건장한 남성이 남성성을 나타낼때 받지 않던 괴롭힘을
여성성의 기호인 치마를 입은 순간부터 받았고, 다시 남성성을 드러냄으로써 상황을 모면할수 있었다는 것은
여성성 때문에 저런 대우를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비록 한 개인의 경험담이라고는 하나,
그가 겪은 사건은 한사람이 아니라 무작위적으로 만나는 길거리의 사람들로부터의 대우이기에 단순히 하나의 사례라고 하기는 어렵고,
단순히 하나의 사례라고 하더라도 '여성이라는 사실이 불리하지 않다'는 오해에 대한 반례는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극적인 사례이긴 해도, 반례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단순히 성별을 대칭시킨 님의 사례가 비약이라는 점을 들어 제 주장이 비약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솔직히 말해 여성 평균키를 아주 조금 넘는 정도의 신장에, 체중도 55kg밖에 되지 않는 남자인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성적인 취급도 받아봤고 '남자가 키가 작으면 장애인 같다'는 소리도 몇번 들어 봤습니다.
따지자면 저는 남성이지만 신체적 약자인 셈이죠. 그런데 재밌는건 여성들로부터는 단 한번도 그런 취급을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저에게 신체적인 남성성을 강요한건 하나같이 남성들이죠. 님이 드신 사례는 비약이기 때문이라기 보단, 현실감이 없어서 설득력이 없게 느껴집니다.
어쨋거나 그런 신체적인 약함에도 불구하고, 신검 1등급 받고 군대 다녀온것과 키가 작다는 이유로 소개팅이 취소된 적이 한번 있는 것 빼고는
남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취급을 당해본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여성은 약자든 강자든, '여성성'이라는 것 자체가 핸디캡으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물론 여성을 약자 취급하는 것자체도 성별 간에 비대칭이 발생하는 원인이자 결과이긴 하죠.
그렇다고 '여성이라고 약자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약자인 여성이 있고, 강자인 여성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여성성'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고, 이것을 이해해야만 여성의 처우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질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제 주장에 대해서 부정하거나 비판하시는 것은 얼마든지 그러실수 있는 것이고,
님의 주장이 타당하다면 제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제 주장을 조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제 행동에 대해서 좋다 좋지못하다 지적질을 들을 이유는 없습니다.
님과 싸우려는 의도로 올린 댓글도 아니고, 님의 주장이 틀렸다고 주장한 것도 아니었습니다만,
님은 아마도 훌륭한 꼰대가 될거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