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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0 18: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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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바라고 할지, 비약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 모델을 구하는게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부터 좀 비약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도촬범 제대로 조사해서 제적시키고 누드소묘 수업시 도촬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학생회가 범인을 감싸고 도는 일이 계속된다면 지금보다 문제가 훨씬 커질 것이고, 그 경우라면 님의 예상처럼 누드 모델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사태도 생길수는 있겠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수준의 문제 단계에서 정상적인 후속 조치만 이뤄져도 인체소묘 수업이 모델을 구할수 없어 중단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또는 최악의 경우 누드모델을 구할수 없어도 수영복이나 속옷만을 착용한 세미누드 모델을 구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꼭 맨살을 봐야만 구조적 이해가 가능한 것도 아니구요. 극단적으로 말해 사진, 영상자료로도 인체의 구조적 이해 자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인물화를 그릴때도 인체 구조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를 요구하지만, 직접 인체해부를 하지는 않죠. 해부학수업에 참관하지도 읺구요. 영상과 이미지 자료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물 모델을 둔 누드소묘 수업이 없다면 학문의 최전선이자 최첨단을 달려야 할 대학으로서 권위가 많이 떨어지긴 하겠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보지만 설령 누드소묘가 불가능해진다고 해서 회화과가 존재 의의를 잃어버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인물 회화만 회화는 아닙니다. 추상화, 풍경화, 정물화, 정밀묘사 등 수많은 분야가 있고 인물화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어서 인체구조에 대한 세밀하고 정확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을 자 제쳐놓고 인간 골반의 실물을 실오라기 한장 걸치지 않은 상태로 직접 관찰해 그리지 못하니 회화과의 존재의의는 없다고 하는 것은 비약이 상당하다는 거죠.
화학과나 물리학과에서 실험을 할수 없는 것에 비유하셨는데, 수업에서 실험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볼때 그정도면 미대에서 '인간을 일체 그릴수 없다' 정도는 되어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신 누드 소묘를 할 수 없다'는 특정한 실험 장비나 재료를 사용할수 없다 정도로 비교해야 형평에 맞는 비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