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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1 01: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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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러니까 A2가 자신을 A라고 생각하고, A1도 자신이 A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A1을 막 없애고 죽이고 해도 되는게 아니라구요. 그게 윤리적인 문제인 겁니다.
그리고 A1을 없애서 A2가 '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A2는 처음부터 A2로서 '나'로 존재하고, A1은 A1으로서 '나'로 존재합니다.
각자가 A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일 뿐, A2가 A가 되거나 A가 A2가 되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에요.
좀 다른 방향으로 설명하신다는건 정확히 뭘 말씀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좀 정리해서 보자면,
A가 죽었다. 그리고
1. A를 그대로 되살렸다.
2. A의 기억을 A의 복원된(복제된) 뇌에 주입해서 되살렸다.
3. A의 기억과 신체정보를 A의 복원된(복제된) 완전한 신체(뇌를 포함)에 주입해서 되살렸다.
이 세가지를 말씀하시는 거죠? 새로운 뇌와 신체를 만든 것이 아니라면 스캔된 내용을 주입할 필요가 없을테니까요.
저는 1의 내용을 주장한 바 없습니다만, 저로서는 '나'의 정체성이 유지될수 있는 마지노선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합니다.
2. 3.은 A와 같은 신체스펙의 몸,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뿐인 다른 사람, 즉 A'이라고 봅니다.
다시 살아난게 아니라, 처음 태어났는데 A와 같은 몸, A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뿐이죠.
물론 그렇게 깨어난 사람은 A로서 사회생활을 하며 A가 죽은적이 없었던 것처럼 살아 갈 수 있습니다.
계속 반복하는데, A'가 자신을 A라고 느끼고 기억한다는 사실은
A가 자신을 A'라고 인지하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A가 죽어 없어졌으니 A가 A'가 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데이터 이야기를 하니 이렇게 이야기해보죠. A라는 컴퓨터가 있습니다. A컴퓨터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전부 복사해 둡니다.
A와 완벽하게 동일한 사양의 컴퓨터 A'를 갖다놓고 데이터를 넣습니다. 두 컴퓨터는 완벽하게 동질적이죠.
그러나 두 컴퓨터는 분명히 다른 컴퓨터입니다. 만약 이 컴퓨터가 작성자님의 컴퓨터라고 칩시다.
그리고 제가 마침 작성자님과 같은날 생산되어 완벽하게 같은 사양의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고 칩시다.
작성자님이 님 컴퓨터에 든 정보를 제 컴퓨터에 복사해 넣은 후, 님 자신의 컴퓨터를 때려부순다고 해서
제 컴퓨터가 님의 컴퓨터가 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해 볼 수는 있겠죠.
제가 님 컴퓨터 내용을 복사해 제 컴퓨터에 넣은 후, 님의 컴퓨터를 때려부순뒤 깨끗히 치워버리고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님 컴퓨터 위치에 갖다 놓습니다. 물론 외관을 포함해 물리적 특성까지 완벽하게 동일하게 만듭니다.
그럼 님은 컴퓨터가 바뀌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없을 겁니다. 컴퓨터는 그대로 있는 것이나 다름없죠.
그러나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물이기에, 1인칭으로 존재할 수 없기에 그런 겁니다.
컴퓨터 주인의 입장은 어디까지나 컴퓨터 자신이 아닌 제3자의 관점으로 바라본 것이죠.
부서진게 컴퓨터가 아니라 의식이 있고 자아가 있는 인간이라면, 그런 식으로 바꿔치기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죽은 자리에 어떤 복제인간을 갖다놓는다 해도 '나'는 죽었고 의식이 무로 돌아가 버린다는 사실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