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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7 13: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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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찍고 빨갱이로 낙인 찍힐까봐 남들에게 말도 못하고 불안해 하신다는 아버님의 모습에 가슴이 짠해지네요. 그 세대에게 빨갱이라는 프레임은 무슨 수로도 피해야하는 무시무시한 낙인이었죠.
박완서 작가님이 70년대에 발표한 글 중에 "버스에서 생긴 일" 이란 단편이 있어요. 버스 안에서 낮술을 거하게 한 취객이 여학생에게 억지로 노래를 부르게 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데 누군가 그걸 저지하려 하자 그 취객이 "너 빨갱이지? 나 공화당원이야" 하고 큰소리를 칩니다. 저지하려고 한 승객은 끽 소리도 못하고 물러나고 버스 안의 누구도 심지어 운전사까지 아무 대꾸를 하지 못하고 그 취객이 여학생을 괴롭히는 것을 내버려 두지요. 여학생은 울면서 취객이 시킨데로 노래를 부르면서 단편은 끝이 납니다. 박정희 공화당 정권이 빨갱이 프레임으로 국민들의 두려움을 조장하고 무시무시하게 윽박질러 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죠. 박정희의 공화당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함부로 나서서 입 잘못 놀리면,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혀 순식간에 매장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항시 존재했던 시대를 귤이빛나는밤에 아버님 같은 분들이 살아오신 것입니다.
요즘 좌파니, 종북이니 하는 용어 대신 퀘퀘 묵은 용어인 빨갱이가 다시 문재인 후보를 향해 쓰여지고 있는 것은 친박콘크리트들에게 문재인은 박정희의 정치적 아들인 박근혜를 탄핵시킨 장본인이라 인식되어 그런거라고 봅니다. 70년대에 박정희를 가장 위협했던 김대중에게 빨갱이 프레임이 철가면처럼 쓰여졌던 것처럼 박근혜에게 원칙에 입각한 법적 처벌을 행하려는 문재인에게도 똑같은 프레임을 씌우려는 거죠.
아버님이 샤이 문재인이 되신 듯 한데 이제는 샤이 문재인보다 샤이 홍준표가 많은 시대라고 일러 주세요. 미국의 타임지도 문재인이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을 막아낼 해결사라고 보고 있고 비리로 썩어가는 대한민국의 군대와 안일함에 빠져있는 공직사회를 바꿀 의지와 실전 경험까지 확고한 이가 문재인이니 투표 정말 잘 하신 거라고 격려해 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