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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4 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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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촉수를 천천히 뻗어 에리얼이 쭈뼛거리며 뒤로 빼고 있던 하체의 빛나는 비늘을 건드렸어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에리얼의 비늘을 미끄러지듯 쓰다듬자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빛을 발하던 비늘은 끈적한 액체가 묻어 색이 바랬고 에리얼은 흠짓 놀라 작게 '흣..'하고 숨을 들이쉬었죠. 촉수는 살짝 에리얼에게서 떨어져 사라졌고 에리얼은 바들바들 떨며 겨우 얕은 숨을 내쉬었어요. 하지만 숨을 다 내뱉기도 전에 어둠 속에서는 다른 일곱 개의 촉수가 나타나 에리얼의 붉은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상기된 뺨에 끈적한 액체를 묻히고, 작은 귓바퀴를 파고들었고, 갸냘픈 목덜미와 곧게 뻗은 하얗고 작은 손가락과 허리에 빨판을 하나씩 붙여가며 감아올렸어요. 에리얼은 피부가 빨판에 흡착되어 빨려 들어갈 때마다 떼어내야 한다고 생각 했지만 이미 공포에 몸은 굳어버려 바들바들 떨면서 숨을 작게 들이 쉬었다 잠깐 참고는 다시 내쉬길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죠. 그리고 남은 한 개. 가장 긴 촉수는 몸과 함께 나타났는데 마녀라고 알려진 그의 모습은 에리얼의 예상과는 달랐어요. 깊은 어둠 속에 살아서인지 창백하고 푸른 느낌을 주는 피부는 탄탄한 근육, 하얀 머리카락과 어우러져 위협적이지만 신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고 가면을 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눈빛만은 매섭게 빛나고 있었어요. 에리얼이 '마녀'의 외모에 넋이 나가 있는 동안 가장 긴 촉수는 집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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