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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0 14: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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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댓글, 특히 조목조목 설명해주신 분들께 고마움을 느낍니다. 성실히 대대댓들을 달아보겠습니다.
먼저, 저는 몇 년 전부터 '메갈'들로 인해 꼬리표가 달린 페미니즘의 정체가 뭔지 잘 모릅니다.(이해해보려고 했는데 좀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석사논문을 쓰면서 많이 읽었던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에서 다루었던 젠더 문제와 페미니즘이 추구하려던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가000님이 말씀하신 것에 공감합니다. 젠더 문제의 요지는 샤이000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성역할에 관한 사회적 변화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참정권, 세계대전으로 인한 여성의 사회진출 또 그것을 가능하게 되는 3차산업으로의 전환, 거기에 피임의 기술의 발달등이 맞물려 여성의 권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고 젠더에 관한 논의가 뒤따라오기 시작했다고 이해하고 있씁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은 말씀하신 바와 같이, 성역할의 변화가 일어났지만, 젠더 개념은 '고정관념'으로 남아있다는 현상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억압'이 있지요. 달라진 성역할에 따라 자신을 향한 인식이 변하지 않는 것에서 이 변화의 주체인 여성이 느끼는 것은 '불합리함' '억압'입니다. 고정관념이 특정 대상을 향해 작용할때, 그 대상이 느끼는 것이 어떻게 억압이 아니라고 단언할수 있겠습니까? 물론, 남성 또한 '억압자'로 군림하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 또한 고정관념의 대상자가 받았다는 억압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진 않습니다. 그냥 또 다른 논의죠. 이 대목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이 받은 억압의 주체를 무엇으로 인식할까요? 현대를 사는 남성? 그저께부터 직장 동료가 된 그들? 그런 여성들도 물론 있었겠지만, 젠더 논의가 차곡 차곡 진행된 걸로 봐서, 그 억압의 주체를 현재 일어나는 현상의 토대에서 찾아보려고 했을 겁니다. 그리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부장제라는 사회구조가 여성에 대한 차별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칼럼에서 '젠더이원론의 중심에는 혐오가 있다'는 서슬퍼런 주장을 서두로, 페미니즘의 토대가 사실은 유약하며, 나아가 신화 즉, "자신들이 믿고자 하는 관념이나 체제를 신성 혹은 자명한 것으로 간주하면서, 그에 내포된 잘못된 구조나 오류를 정당하는 것"이라고 말하잖아요? 대담하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느분이신지 몰라도 대담하다는 인상 정도만 가졌습니다. 그런데, 여성주의자들이 '몇가지사실들을 열거해 그 토대로 단정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에서 '뭔가?' 했습니다. 학자들이 그렇게 만만한가?? 친절히 영어를 써주셨길래 검색해봤습니다. 경제구조를 설명하면서 상부구조가 일을 결정하는 것 같지만, 하부구조가 상부에 영향을 준다. 뭐 이런 내용입니다. 맥락이 다르길래, '그냥 일어나는 현상의 근거로 그 증거들을 내세우고 있다'로 알아들었습니다. 페미니즘이라는 가설을 상부구조로 이해하고, 그 근거를 '칠거지악' '열녀제' '가정폭력'을 그 토대로 삼고 있다고 한게 되는데... 두가지 측면에서 이해가 안되는 대목입니다. 첫째로, 여성학자들이 젠더 문제를 고찰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할때,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상부구조에 해당하는 것은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칠거지악이라는 현상이 상부구조입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이 일어난 토대를 추적하는 것이죠. 그리고 난 후에, 과거와 현재의 연관성 속에서 과거에 '칠거지악'이라는 현상을 일으킨 하부구조가 여전히 현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죠. 두번째, '열녀문'에 관한 것이 '인권'차원에서만 봐도 억압의 요소가 다분함을 인정하면서도, 열녀문의 상징적 의미를 부각시켜서 '지위를 상승'시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쓰다보니까 이것도 이상하네요. 젠더 논의와 여성학자들이 주로 인용하거나 고찰하는 현상들은 서양의 사례들이 대부분입니다. 동양의 연구들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역사나 분량으로봐도 현재까지 주류는 서양의 여성학자들입니다. 개념을 공부하려고 할려면 먼저 이분들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폭력' '열녀문' '칠거지악'을 선뜻 일례로 썼을때, '어 좀 다른데?'라고 생각 했습니다.
이런 의아함을 느끼고 나서 스피커도 찾아본겁니다. 이 글은 신문에 실린 칼럼이잖아요? 공신력을 담지 하는 글. 분명한 관점이 있고, 그것을 뒷받침 할 만할 이론, 거기에 따른 신뢰를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분이 옆에 무슨 책, 논문을 펴놓고 '페미니즘 신화'이론을 주창하신건지는 안쓰셔서 모르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대학생'이라는 자기소개가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사만 읽고 오시는 분이 있을까봐 스피커를 한번 언급했습니다. 대학생 주제에 이런 글을 싸질러?라고 단순하게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해당 분야에 분명한 입지를 가지고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과 논문을 낸 여성학자의 이론을 '신화'라고 그럴싸하게 단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요건은 갖추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