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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7 22: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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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을 감추고 몇자 보태자면,
첫째로, "그동안 접한 것들은 보수는 썩어문드러지고 척결해야 할 대상들이고 진보는 나라를 위하는, 자신보다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가 정말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라고 하셨는데, 너무 단순하게 보셨네요. 보수가 썩어 문드러진게 아니고, 썩어 문드러진 사람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쪽, 자연스럽게 보수진영에 서 있던거죠. 또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진보라는 이름 아래에는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 진보가 아닙니다. 진보 진영 아래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집단 소속감 안에서 그 이익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진보 아래에는 여성단체와 남성 단체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죠. 문재인 정부가 들어오고나서 보여지는 두드러진 변화는 서로 다른 소속감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정의와 개념을가지고 자기 이익을 위해 마음껏 소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시끄럽고 막상 상대편에 선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하면서 막 나내는데 아무도 제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겠지만요. 하지만 만약 이게 싫고, 누군가가 평정해서 아주 옳은(사실은 내 생각과 거의 비슷한) 정책을 일사 분란하게 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바로 그게 이명박근혜의 변형입니다. 고로, '좀 더 생각해보면 문재인 정부가 또하나의 수꼴이 된 것은 아니지 않나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생 예비군 다녀오셨으면 하루짜리 다녀오신거죠. 분명히 느끼셨겠지만, 예비군에게는 군기라는게 없습니다. 저야 시키면 다들 고생하는 처지에.. 라고 생각하면서 잘 했지만, 사실은 '그래~' 하며 해 준거지 '명령에 따라 이행하겠습니다!' 이건 아니었죠. 이번에 예비군 적폐라고 지적한것도 발단은 어디서 한 예비군이 대대장에게 욕설을 퍼부어서 뉴스가 되었고, 거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가 휴전국이고, 내 주변 가족들 지킨다고 생각하고 이 악물고 버티고 열심히 했어요.'라고 말씀하시면서 진심으로 우국지정의 마음을 가지셨다면, 예비군 군기 문제도 바뀌어야 하는 문제임에는 공감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역 남성들이 받는 대부분의 불합리함은 위와 같은 '군인다움'에 관한 문제가 아닌, 나를 어떻게 대우해주는가? 내가 어떤 대우를 받는가?에서 비롯됩니다. 한달에 20만원이 뭡니까? 예비군 교통비 5천원이 뭐구요. 그러니 누가 나와서 예비군 군기 이야기하면, 군기가 빠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복잡한 사정도 모르고 헛소리하는것 같고, 군대 안갔다왔으면서 말만하면 다냐? 이거죠.
복잡한 사정과 문제는 복잡하게 풀려야 제대로 되는 겁니다. 군기 문제 지적할 만하면 지적하고 고쳐야죠. 한달에 20만원, 교통비 5천원의 불합리함을 국방비리에서 풀기 시작해야 하고, '남성혐오'의 문제는 성평등 시각에서 열심히 각을 세워 대화하면서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현재 문재인 정부는 적당히 잘 하고 있는게 맞지 않나요? '예비군 가는 길이 먼데 버스고작 두대, 교통비 5천원이라니!' 문제는 국방비리 척결이라는 방향에서 뭔가를 진행중이고, '남성혐오!!!!'에서 오는 박탈감은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