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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5 11: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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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몽
심정적으로는 저도 이해는 되지만 매우 위험한 발상인 듯 합니다.
촛불집회가 새누리당 연임의 주범이라고 한다면, 강도사건의 주범이 미리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제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촛불시위가 충분히 성공적이지 못했다고해서 그 의의 자체가 폄하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입니다. 촛불시위 때문에 패배한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아직은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다고 믿었던 시민들에게 언론장악, 공권력 동원으로 여론조작을 서슴치 않는 저들의 악독함에 시민사회가 졌던 것입니다.
현 시국에서 단순한 촛불시위를 넘어서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촛불시위가 원래 무기력하기 때문이 아니라, 촛불시위와 같은 성숙된 시민문화를 무기력하게 만든 저들의 폭거에 항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정말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에 이르렀을 때 결국 행동에 나서게 될 사람들 또한 바로 촛불집회 때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