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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8_Hellcat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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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69 2017-10-12 14:58:58 8
100% 이기는 싸움의 기술 [새창]
2017/10/12 09:26:24
예전 직장 동료 중 한 분이 이종격투기 수련하는 분이었는데, 그 분이 가르쳐 준 것 중에 본문 내용이랑 겹치는 게 몇 있었습니다.
특히 눈 훑는 거.
찌르지 말고 손가락으로 눈꺼풀을 문지르듯 훑으라고 하더라고요. 찌르기 이런 거 하면 나중에 큰일 난다고.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해서 벌크를 키우는 거랍니다. 그러면 무도에 소양이 없어도 사람들이 지레 겁 먹고 안 덤빈다고.
11668 2017-10-12 14:50:01 1
도배가게 망한기 직전 얘기 들어보실래요? [새창]
2017/10/10 14:17:52
저희랑 반대시네요...
저희는 절대 업자 끼고 일 안 허는디...
11667 2017-10-12 12:27:22 3
[새창]
https://youtu.be/Ix_6bUJ6dBI

저는 이 버전 추천합니다.
11666 2017-10-12 09:26:39 18
[새창]
찰스씨한테 록가수 아니냐고 사인받는 거면 몰라도 이건 너무 나갔네.
11665 2017-10-11 19:29:57 19
[네이버뉴스]댓글상태 너무 심각하네요..도와주세요!! [새창]
2017/10/11 16:48:57
네이버... 정화... 프로젝트...
11664 2017-10-11 19:26:29 0
130억 현금 있다면 여러분은 뭐하시겠습니까~? [새창]
2017/10/11 15:43:14
고자되기
11663 2017-10-11 01:56:39 0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멍이 들었다.' [새창]
2017/10/10 17:32:16
오늘은 왠지 글을 주체하지 못하고 늘어진 느낌입니다.
11662 2017-10-11 01:55:33 1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멍이 들었다.' [새창]
2017/10/10 17:32:16
반팔 티셔츠 소매 아래로 드러난 통나무 같은 오른팔. 팔꿈치 위 10 센티미터 정도 위에 계란만한 멍이 들었다. 형석은 몇 번이고 팔을 돌려 멍 자국을 확인하려 하지만 온몸이 우락부락한 탓에 그 마저도 쉽지 않다. 티셔츠 소매를 찢어버릴 기세로 부풀어 오른 알통 탓에 손끝이 어깨에 닿도록 구부리는 동작도 간신히 해낼 정도였다.

“그러게, 일을 하러 나올라며는 잠을 다 깨고 나와야 헐 것 아녀. 누구를 닮아가지고 기냥. 어휴.”

형석의 어머니는 대파 몇 단을 가지고 진열대 안으로 들어서며 핀잔을 주었다.

“시방 그게 누구 들으라고 하는겨? 설마 허니 나한테 허는 말은 아니겄지?”
“몰러유. 나는 그냥 씨부린 건디 뚫린 귓구녕이라고 거기로 쏙 흘러 들어갔나비네. 뭔 놈의 수챗구녕도 아니고 참말로.”

형석의 아버지가 돋보기를 쓰고 신문을 들여다보다 아내의 핀잔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되받아칠 말이 마땅치 않았는지 혀를 한 번 차고는 다시 신문을 들여다 보았다.

어머니의 지적대로 형석은 아침잠이 많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항상 형석을 곰탱이잠탱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그의 아버지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새벽에 가장 먼저 뜨는 어머니에 비하면 늦잠꾸러기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형석의 팔에 생긴 멍은 아침나절에 포장된 냉장육 상자를 나르다 생긴 것이다. 미끄러운 바닥을 잘못 디딘 그는 어깨로 냉장실 안에 있는 선반을 들이받고 말았다. 소싸움에 등장하는 소만큼이나 육중한 그가 들이받았으니 선반이 무사했을 리 없다. 형석은 작은 멍 자국을 얻었지만 상대는 몸통의 절반이 넘는 부위에 복합골절을 얻었다.

“이제 저녁 시간 다 되어가니께 파절이는 두 단만 혀. 주말 아니믄 누가 삼겹살 사가기나 혀?”
“허이구, 내가 당신인 줄 알어유? 파절이는 내가 알어서 허니께 당신은 고기나 신경 써유.”
“오늘 뭐 잘못 먹은겨? 즘심으로다가 같은 칼국수 먹어놓고 왜 혼자 쉰소리를 하고 그려?”
“아이구 내가 또 혼잣말을 한다는 게 깜빡혔네. 입 열믄 배꺼징게 보던 신문이나 봐유.”

아버지가 어머니를 쏘아보았다. 형석은 두 사람의 싸움이 크게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달리 말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심기가 불편해진 아버지가 들릴락 말락 한 소리로 불만을 쏟아내는 것에 내심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나 진열대 앞에 인기척이 불거지자마자 그런 분위기는 물청소를 한 듯 싹 사라졌다. 형석은 멍 자국을 들여다보는 척 하다가 반사적으로 인사를 건네며 고개를 들었다.

“어서 오세요. 뭣 좀 드릴까...”

형석은 입을 벌린 채 마지막 음절을 내뱉지 못했다. 진열대 너머에 선 훤칠한 미인은 그런 형석의 모습을 보고 활짝 웃었다.

“연희야, 인사해. 형석이 삼촌 알지?”
“안녕하세요오~”

형석은 동상처럼 얼어붙은 상태로 눈알만 굴려 진열대 너머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엔 이마가 훤히 드러나도록 머리를 잡아당겨 묶은 열 살 남짓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 연희는 배꼽인사를 마치고 고개를 들다가 흰자위가 반이 넘는 형석의 눈을 보았다. 순간 연희의 표정이 굳었지만 울음을 터트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형석은 억지로 광대를 끌어올리며 배시시 웃었다.

“어... 어... 안녕...”
“어이구, 연희 왔냐~ 장조림은 맛있게 먹었구?”
“네에~”
“그거 고기 할아버지가 준겨. 맛이 워뗬어?”
“응? 엄마~ 워뗬어가 뭐야?”

소혜는 키득거리며 연희에게 ‘워뗬어?’라는 방언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엄마의 설명을 들은 연희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맛있었어요~”
“얼맨큼?”
“이 만큼!”

연희가 씨익 웃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형석은 앞니 두 개가 빠진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고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 했지만 고개를 돌리며 가까스로 참았다.

“그람 오늘 더 맛있는 걸루다가 줘야 허겄네? 그려, 오늘은 뭣 좀 줄까?”
“등심 두 근인데, 돈까스 할 거예요.”
“그려 쪼금만 지둘려 봐~?”

형석의 아버지는 사람 좋은 웃음을 남기고 냉장육 창고로 들어갔다. 진열대에 있는 고기 역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오래 있으면 수분이 날아가 밀봉한 것에 비해서는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진열대와 정육점을 구경하던 연희가 모녀를 바라보지 못하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고 있는 형석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삼촌, 삼촌도 UFC 선수예요?”
“응...?”
“어머, 얘가 진짜... 형석 씨, 신경 쓰지 마.”

형석은 그게 이종격투기 대회를 지칭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중요한 건 어떻게 여덟 살밖에 안 된 연희가 그 살벌한 대회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지... 알아?”
“네! 삼촌 같이 생긴 사람들이 나와서~ 막 싸워요~ 피도 나고 멍도 들어요!”

연희는 엄마를 닮아 예쁘장한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리며 선수들을 흉내 냈다. 아이가 주먹을 앞뒤로 번갈아 움직이자 소혜는 황급히 아이의 손을 붙들었다.

형석은 소혜가 당황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그 모습은 형석의 가슴을 뛰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제껏 조용히 커피가 든 잔을 내려다보는 모습이나 살갑게 웃는 모습만 봐왔던 그에게 그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억지웃음을 짓는 것은 신선한 광경이었다.

“이놈아, 침 떨어지겄어. 연희 왔냐~? 쌈박질 하는 거는 어디서 그렇게 자세히 봤어?”
“네! 안녕하세요~!”

두 번째 배꼽인사에도 어머니의 얼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세상만사에 흥미가 없는 듯한 시큰둥한 얼굴. 그래도 말투에는 숨길 수 없는 살가움이 묻어나는 것이 형석의 어머니였다.

“집에 혼자 있으면 자꾸 그걸 봐서요. 보지 말래도 소용도 없고, 그렇다고 티브이를 안 나오게 만들 수도 없고...”
“애들이 어디 어미 맘대로 크는감? 그건 그렇고, 오늘 삼겹살은 안 혀?”
“집에 들어가면 시간이 늦어서 해먹기가 좀 그래요. 냄새도 나고요.”
“그 놈의 아파트는 니 집인지 내 집인지 당최 분간이 안 간다니께. 글므는 뭐 궈 먹든지 볶아 먹든지 알아서 하고, 갈 때 이거 가져가.”

어머니는 진열대 안에 딱 한 덩이 남은 삼겹살 덩이를 꺼내 저울 옆에 올려놓았다.

“오늘은 돈까스 거리만 사러 왔는데...”
“팔릴 때까지 둬봐야 묵기만 혀. 돈 안 받을 테니께, 걱정 허덜 말고 가져가.”

형석의 어머니는 조막만한 파절이 봉투까지 던져놓고는 소혜의 대답도 듣지 않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머니와 교대하듯, 아버지가 다짐기에 넣어 편편하게 만든 등심을 들고 나왔다. 1415그램. 이번에는 값을 깎아주는 일은 없었다. 능숙한 솜씨로 등심을 포장한 뒤 삼겹살, 파절이와 함께 봉투에 담은 형석의 아버지가 연희를 보며 빙긋 웃었다.

“자, 엄마 힘드니께, 이건 연희가 들어야 허는겨?”
“삼겹살 값도 드릴게요. 얼마예요?”
“어허. 넣어둬, 넣어둬. 그거 혀봐야 얼매나 헌다구 그걸 야박허게. 우리 안사람이 준다고 했음 줘야 허는겨. 남자들한티 뭔 힘이 있간디~”
“아이 참, 그래두요.”
“어허 거. 연희 안 왔으면 짤 읎어~ 연희 엄마가 이뻐서 주는 것이 아니여~ 연희야, 오늘 엄마 따라와서 고기 벌어가네? 돈까스도 먹고 삼겹살도 먹어? 그래야 엄마처럼 키가 크는겨~”

형석의 아버지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소혜의 시선을 피하며 연희에게 웃음지었다. 그가 짤막한 인사를 남긴 뒤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계산은 형석의 몫이었다.

“만 육천 원만 주세요.”
“하아... 삼겹살 어쩌지? 내가 형석 씨한테 커피 열 잔 쏴야겠는데?”
“그, 그냥 드세요. 저는 부모님 못 이겨요.”

형석은 그렇게 내뱉어 놓고 어리숙한 대답을 한 자신을 질책했다. 약간은 핀트가 어긋난 대답에, 소혜는 빙긋 웃었다. 형석도 그녀의 미소에 화답하듯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고깃값 계산이 끝나고 소혜가 자신의 가게로 향하기 위해 몸을 틀었다. 엄마와 형석의 대화를 지켜보던 연희는 인사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장기인 배꼽인사로 마무리지었다.

“안녕히 계세요~”

형석은 대답하는 대신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번에는 진열대 밖으로 몸을 내밀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모녀의 뒷모습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간겨?”
“예. 갔어요.”
“참... 대단혀. 요즘 같이 험한 세상에 어떻게 혼자서 애를 키울 생각을 다 헌댜.”
“닥치면 다 허게 돼있슈. 나 봐유, 당신 같은 사람허고도 이렇게 살잖유.”
“하여튼 간에 한 마디를 안 져, 그냥. 에잉, 쯧”

두 사람은 서로에게 투덜댔지만 삼겹살 한 뭉치를 덤으로 얹어준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형석은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돌리고 소리없이 웃었다.
11661 2017-10-10 21:24:30 0
배달 출퇴근 겸용으로 탈수있는 오도바이가 있을까요?? [새창]
2017/10/10 17:01:44
배달+출퇴근이면 벤리 말고 다른 선택지가 있나 싶네요.

벤리 짭인 델리로드 100 이 있기는 한데 국산 사서 골치 썩을 바에야 그냥 신뢰와 내구의 혼다로.
11660 2017-10-10 19:42:51 1
LG 올데이그램 으로 PS3 출력하는 방법 질문올립니다. [새창]
2017/10/10 19:09:38
해외 싸이트 검색해보니 '그냥 외장형 캡쳐카드를 사라.' 고 하네요.
11659 2017-10-10 18:10:33 2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멍이 들었다.' [새창]
2017/10/10 17:32:16
문장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의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집에 돌아간다.”

오늘 숙제는 이따 집에 가서...
11658 2017-10-10 16:58:33 0
[새창]
고래를 잡으면 벌어지는 기적... 어기적...
11657 2017-10-10 16:17:47 0
친구와 함께하는 PS4 협동(코옵)게임 추천 [새창]
2017/10/10 15:37:01
최근에 발매된 포탈 나이츠도 재미있어요. 마크+테라리아 느낌! 데스티니 파워 레벨 정체 때문에 한동안 플스에 시들했는데 포탈 나이츠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11656 2017-10-10 02:50:31 1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새창]
2017/10/09 18:06:06
형석은 소혜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늘씬하고 긴 체형. 시원시원한 인상의 틈바구니에 세월의 흔적이 슬그머니 한발 걸치고 있었지만 그건 그것대로 아름다웠다. 형석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발악으로 전쟁터가 되어버린 얼굴들보다 그쪽이 천 배 만 배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형석 씨, 뭐해~ 고기 안 줄 거야?”
“아? 예? 아... 예...”

대충 틀어올려 대나무 젓가락을 꽂은 밤색 생머리. 그리고 그 아래로 흘러내리는 목덜미의 선을 뚫어져라 쳐다보느라, 형석은 자신이 소혜에게 주문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소혜는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다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형석을 발견하고 옅은 미소를 띠며 가볍게 재촉했다.

“뭐... 달라고 하셨죠...?”
“아이고 이놈아. 등심 두 근. 정신을 어따 팔고 있는겨.”

옆에서 두툼한 고깃덩이를 썩썩 썰던 초로의 남자가 형석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형석만큼이나 두터운 팔이 힘을 줄 때마다 불끈거렸다.

형석은 허둥지둥 진열대 안에 들어 있던 돼지고기 등심을 꺼냈다.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고기를 만지려 했던 건 덤이다. 그는 앞치마 주머니에 꽂혀 있던 장갑 두 짝을 찾는 데 십 수초를 허비한 다음에야 저울 위에 고기를 올려놓을 수 있었다.

1356그램. 미리 잘라둔 두 덩이를 얹으니 두 근이 넘었다. 형석은 투박한 산짐승 같은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곁눈질로 자신을 타박한 아버지를 훔쳐보았다. 그는 얌전히 고기를 트레이에 담고 1200그램을 입력한 뒤 가격표를 뽑아냈다. 그 광경을 본 건 소혜뿐이었다. 그녀는 형석이 무슨 짓을 할지 아는 듯 방금 전과 달리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형석의 아버지를 불렀다.

“사장님~ 형석 씨가 몰래 덤 준대요~”
“뭐여? 이놈이 근데.”

형석은 눈을 꿈뻑이며 소혜와 아버지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서른이 넘은 나이임에도 그에게는 여전히 소년 같은 면이 있었다.

형석의 아버지는 눈을 부라리며 저울 앞으로 왔지만 막상 아들을 위 아래로 쏘아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는 형석이 두 근에 맞추어 뽑아낸 가격표를 떼어내 무게가 표시되는 곳 언저리에 붙였다.

“애기 줄려고?”
“네. 장조림 해놓으면 잘 먹더라고요.”
“큰 복이여. 애기가 먹을 것 투정 안 하는 것도 엄마한테는 큰 복이라니께. 고 나이 또래 애들 같으믄 입이 한창 짧을 거인디. 다른 게 효녀가 아니라니께.”

소혜가 빙긋 웃었다. 그러면서 시선은 옆에서 어깨를 움츠리고 있던 형석의 얼굴을 훑었다. 아버지의 시선도 형석의 얼굴을 훑었다.

“정신 차려, 이놈아! 이쁜 건 알아가지구. 연희 엄마 오기만 허면 기냥 넋을 시장바닥에 내다 널고 있어... 내가 시방 덤을 준다고 뭐라 허는 것이 아녀~ 손님이 왔으믄 정신머리를 똑바로 허고 뭘 달라고 혔는지 똑바로 기억을 해얄 것 아녀~ 포장혀 얼른!”
“예! 예...”

형석의 아버지는 툴툴거리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형석은 트레이에 담긴 고기를 비닐에 넣으면서도 소혜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다 포장한 고기를 건네주고 돈을 받고, 그리고 거스름까지 건네면서도 형석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그러나 소혜의 말 한 마디가 그의 얼굴이 정면을 향하도록 만들었다.

“형석 씨. 일 끝나면 커피 한 잔 하러 와. 덤 줬으니까 커피 한 잔 쏠게.”
“네...?”

형석이 멍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자 소혜가 꺄르르 웃었다.

“아버지 말씀 못 들었어? 똑바로 들어야지~ 이따가 커피 한 잔 하러 와. 내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만약에 없으면 미정이한테 말해놓을게.”
“아니... 그게 그래도...”
“아휴 증말~ 뭐든지 줄 때 받는 거야. 여태껏 형석 씨가 덤 줄 때 내가 사양하는 거 봤어?”
“아... 아뇨...”
“그런 건 얼굴에 철판 딱! 깔고 받는 거야. 아휴, 소심하기는! 누가 형석 씨 데려갈지 모르겠지만 고생 좀 하겠다. 그럼 수고해~”

소혜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아케이드의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형석은 품이 넉넉한 셔츠와 타이트한 청바지를 맵시 있게 소화하는 소혜의 뒷모습을 보기 위해 진열대 밖으로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뒷모습을 슬쩍 보곤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방금 전처럼 핀잔을 주지 않았다.
형석은 휴대전화 케이스 덮개에 끼워놓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카페 아모르’라고 적힌 크래프트지 느낌의 쿠폰에는 벌써 아홉 개나 되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는 어린 아이와 같은 미소를 지으며 한 동안 그 쿠폰을 내려다보았다.
11655 2017-10-09 20:15:34 70
집사 살린 고냥 [새창]
2017/10/09 17:19:29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의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집에 돌아간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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