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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8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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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들은 일부 가능성이 있는 얘기지만 2008년의 해석은 확 공감이 가지는 않네요. 삶의 수준을 유지 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으리라는 건 부인 할 수 없겠습니다만, 서브 프라임 사태는 정부, 금융기관들이 주도로 사회 전체의 리스크 테이킹을 조장그리고 방관한 측면이 큰 것 같습니다. 버블이 일어나고 있을 때는 물론 가장 큰 이득을 본건 월가의 사람들이지만 "중산층"도 직접적인 이득을 보고 있었거든요. (경기 부양을 통한 것 말고) 그래서 단순히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두 가지 더 의문이 드는게 있는데 하나는 (물론 저는 임금이 생산성을 따라가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별개로) 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정체 되었다고 하는데 그게 생활 수준과 바로 연결 짓기엔, 여기서 생활 수준이라는게 상대적 생활 수준을 얘기하는 것인지 절대적 생활 수준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든 애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생활 수준이라면 인플레이션에 따라 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자동으로 하락하지는 않고, (즉 불평등은 심해지고 있을 수 있지만 내 생활의 절대적 질은 개선 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 상대적 생활 수준을 얘기하는 거라면 왜 그걸 따져야 하는지 자체가 좀 의문이 드네요. 얘기가 틀렸다기 보다는 앞뒤를 연결짓는 고리가 부족한 것 같아요. 두번째로는 중산층이라는게 분명 유동적인 것이라서 범위를 잡기 애매하지만 구성원이 항상 바뀔텐데, 그 바뀌는 구성원들 개개인에 항상 같은 생활 수준을 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옳은 것인가라는 것이 있네요.
그러니까 좀 풀어 얘기 하자면 내가 중산층인지 아닌지 매순간 알 수는 없는데, 중산층에서 떨어질 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럼 왜 내가 전에 가지고 있던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그걸 위해 빚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지 좀 의문이라는거죠. (왜냐면 중산층이 생활 수준을 유지 하기 위해 빚을 졌다는건 household 개개인의 얘기라서. 중산층 전체가 아 우리 집단 생활 수준이 떨어졌네 유지하려면 빚을 져야 겠다 라고 하진 않으니까) 사견으로는 이런 행동은 좀 더 사회의 리스크 조장 하던 것과 맞물려 있지 않나 싶어요.